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설문조사, 이틀만에 3009건 제보
여성환경연대는 2019년 9. 23~10.11까지 총 13개 제조사, 22개 브랜드, 115개 제품 기재정보 조사
품목허가증·품목신고증에 기재된 것외에 알수없음
비의도적 첨가물질, 소량 함유성분, 원료 출처 알수없는 한계점
안전성 기준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필요
개별물질이 아니라 통합물질을 유해성 평가 필요
사전예방원칙, 시스템 구축, 기업인 의식변화 필요
상품 출시 전 전임상테스트 등 철저한 안전성 확보노력 필요

일회용 생리대 전성분표시제 시행 전후 변화와 남은 과제ⓒ포인트경제

일회용 생리대 전성분표시제의 시행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고,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 25일 여성환경연대에서 주최한 ‘일회용 생리대 이제 안전한가요?’라는 주제의 간담회에서 진진 활동가는 일회용 생리대 전성분 표시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남겨진 요구사항들을 이야기했다.

첫번째 발표자 여성환경연대 진진 활동가는 1960년대 중반부터 사용됐던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고 했다. 생리통 같은 경우는 개인적인 문제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고, 월경자궁질환도 계속 증가추세로 나오고 있지만, 일회용 생리대와의 연관성은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았다고 한다. 

2017년도 SBS스페셜 '바디버든'에 따르면 1392명의 여중고생을 조사한 결과 월경 중 심한 통증은 58%, 최악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16.4%가 나왔다. 최악의 통증의 기준은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통증이라고 했다. 

[이미지 출처=SBS 스페셜 '바디버든’]
[이미지 출처=SBS 스페셜 '바디버든’]

진진 활동가는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증가하고 있고, 연령별 진료인원 점유율도 20~30대가 90%이상의 점유율로 나타났다. 2016년에도 특정 생리대를 사용했을때 월경양이 줄어들고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고 했다. 

의도하든 의도치않게 들어갔던 생리대 안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잔류농약, 다이옥신, 프탈레이트, 향료 등이 들어있었고,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곳의 일회용 생리대 안에서 유해물질들이 검출되면서 문제가 알려지게 됐다고 한다. 

'지구를 위한 여성들의 단체'의 워싱턴DC앞 기자회견과 나라별 검출된 유해물질[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 진진 활동가의 발표자료]
'지구를 위한 여성들의 단체'의 워싱턴DC앞 기자회견과 나라별 검출된 유해물질[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

2017년에 한국에서의 조사결과 당시 매출 순위가 높은 브랜드별 순위를 기준으로 선정된 생리대 10종에서 총 200여개의 화학물질이 나온 바 있다. 그중 국제암연구소 발암성 물질, 유럽연합의 생식독성, 피부 자극성 물질 등 유해물질로 확인된 22종이 포함되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일회용생리대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했었냐'는 설문조사 이틀만에 3009건의 제보가 들어왔었다고 한다. 

진진 활동가는 "목소리들이 점점 밖으로 나왔고. 2018년도 역학조사, 건강영양조사 등이  진행이 되고, 생리대 전성분표시제가 시행이 되었고. 그 흐름이 이어져오고 있다.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아직도 진행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여성환경연대는 2019년 9월 23일부터 10월 11일 까지 총 13개 제조사, 22개 브랜드, 115개 제품의 공식 기업 홈페이지 및 판매처 기재 정보를 조사했다. 

유한킴벌리, 엘지유니참, 깨끗한나라 등의 제품을 조사를 했고. 친환경 유기농 제품 중에서 해외인증마크를 받았다고 하는 제품들을 조사했다. 온라인 판매와 검색상위 제품 시크릿데이, 루나미, 청담소녀, 나트라케어, 내츄럴코튼, 라엘 등의 제품들이었다. 

일회용 생리대 성분 표시 변화[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포인트경제CG

표지 흡수체 방수층, 접착제에 사용되는지 표기되었고, 업계 자율표시에 의해서 표시하고 있는 곳이 유한킴벌리 엘지랑 2개 제조사에서 이 방식으로 표기를 하고 있었다. 

성분명이 굉장히 중복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고, 진진 활동가는 사용부분에 따른 표기를 하나씩 꼼꼼히 정리해서 보여주었다. 

표지 성분

표지 부분은 섬유 관련 순면, 우레탄 섬유류, 폴리프로필렌 복합섬유 등을 사용하고 있었다.

표지 사용부분의 성분들[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

흡수체 성분

흡수체는 부직포, 고분자 흡수지, 향료 등이 확인되었다. 

흡수체 사용부분의 성분들[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

방수층 성분

방수층은 부직포, 폴리에틸렌필름 등의 이름들이 많았다 . 

방수층 사용부분의 성분들[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

접착제 성분

접착제는 파라핀계탄화수소와 스티렌부타디엔공중합체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여기에 여러번 보이는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Styrene-butadiene copolymer)는 UN의 유해 화학물질 시스템 GHS에 의해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는 물질로 포인트경제의 '안전한 생리대는 어떤 것인가' 기사에서 언급된 적이 있다. 

접착제 사용부분의 성분들[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

착향제, 방취제, 기타 성분

착향제나 방취제를 보면 향료가 많이 없어지긴 했는데. 아직 박하유, 어성초, 당귀, 편백향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기타류에는 펜티형이나 포장재의 성분이 표시되어있다고 했다.

착향제, 방취제, 기타 사용부분의 성분들[이미지 출처=여성환경연대]

진진 활동가는 "전성분 표시제를 주장하면서 일회용 생리대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표기해달라고 요구했었는데, 품목허가증이나 품목신고증에 기재되어있는 것 외에는 알수없는 점, 소량 함유성분도 알수 없고, 성분 종류나 함량표기만 의무화하기 때문에 원료의 출처라던가 만드는데 사용된 성분에 대해서 알수없는 점이 한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옥신이나 Vocs등 비의도적 첨가물질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직포, 접착제 등에 들어간 성분표기로 더 값싼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 할수 없게 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는. 고분자 흡수체라던가 향 성분에 경우는 소비자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 개선된 점이다."라고 했다. 

소비자의 목소리가 요구했던 수많은 것들 중에 하나가 실현되었다는 것이지 생리대 전체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유기농, 천연 생리대가 나왔고,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식약처에서 유기농 천연 생리대 허위 과대광고를 게시한 사이트 869개를 적발했는데, 본지에서도 기사를 내보낸 바있다. 그것은 원재료 효능을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화학흡수체가 없어 안전하다는 등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온라인상 생리대 허위‧과장광고 적발 건수 (2016년~2019.10.4.)[자료 출처:진선미 의원실]ⓒ포인트경제 재가공
온라인상 생리대 허위‧과장광고 적발 건수 (2016년~2019.10.4.)[자료 출처:진선미 의원실]ⓒ포인트경제 재가공

진진 활동가는 "사실 이런 화학흡수체의 불안이라던가 더 안전한 사용을 하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광고들이 허위광고 적발 후처리는 광고를 내리는 거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근본적인 원인조사나 추가조사는 이루어지지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앞으로 안전성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논란 이후에 상대적으로 제도 개선이 되어 왔지만, 안전한 생리대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소비자 질문이 많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첫번째로 안전성 기준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개별물질이 아니라 통합물질을 유해성 평가 해야한다. 사전 예방원칙이 필요하다. 문제가 생긴 후 원인을 찾는게 아니라, 그 전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향의 경우, 알레르기 유발 향료 26종 외에도 안전성 검증된 원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혈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넣은 향이 진정 필요한가." 라고 했다. 

그리고 " 상품의 시장 출시전 전임상테스트 등 철저한 안전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인식 변화와 윤리적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 의도한 성분 및 비의도적 검출 가능한 물질에 대한 관리방안이 필요하다."도 말했다. 

끝으로 진진 활동가는 "일회용 생리대 건강 부작용의 원인을 규명할 여성생식건강 및 월경용품 건강영향에 대한 중장기 연구조사가 필요하다.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분석 및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라돈과 음이온 생리대 등은 규제없는 상황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였다. 작년에 이미 전성분표시제 유예기간으로 시작한 기간이었다.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창구가 제대로 운영되어야 한다." 고 했다. 

여성환경연대는 "미국의 여성단체들이 3~4년동안 요구하고 있는 전성분 표시제가 아직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지않은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가능했느냐는 메일을 받기도 했다. 2017년 이후로 여성단체들이 노력한 결과이고 정부기관과 기업이 결단을 내린 중요한 발전이지만, 한계가 분명히 있고 정보가 부족해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발표가 끝나고 '생리대 인증마크에 대한 정부 관리부실과 한국의 표준마크를 만들 수는 없는지'에 관한 포인트경제 기자의 질문에 대하여 간담회에 참석한 식약처 소통협력과 장석기 담당자에게 마이크가 돌려졌다. 그는 "인증마크는 유기농, 친환경 등 그 종류가 다양하고 하나의 표준마크로 만들 수는 없고, 기업들의 자율경쟁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식약처 관계자의 이런 입장은  안일하고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난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국회의원은 “인증마크들 때문에 터무니없이 제품 가격이 비싸지거나 효능에 관해 소비자들이 오해해선 안 될 것”이라며 “식약처에서 범람하는 인증마크와 관련해 현황을 파악하고 적어도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관련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있다. 

또한 진의원의 지적에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소비자들이 안전 품질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져가며 관련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며 “식약처에서도 꼼꼼하게 생리대의 안전성을 챙기고, 소비자들에게 품질 좋고 가격도 저렴한 생리대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한 바있다. 

한편,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최인자 분석팀장은 "생리대 전성분표기된 내용은 명확한 화학물질의 이름이 들어가야 하는데 개별적인 화학물질보다는 기능이나 용도 위주로 설명이 되어있어서 이걸 어떻게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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