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3명과 남학생 1명 화상피해
이 중 한 명은 전신 화상
"경북대, 치료비 중단 통보"

경북대학교 공대 12호관/사진=경북대학교

지난해 12월 27일 경북대 화학과 실험실에서 원인불명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하여 경북대가 피해학생들의 치료비 지급을 중단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고로 학부생 2명과 대학원생 2명이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대학원생 한 명은 80~89%의 전신화상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한국국공립대학교수노조 경북대학교 지회는 밝혔다.

대구 북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1층 실험실에서 시료 폐액을 혼합해 처리하던 중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0대 여학생 3명과 남학생 1명이 다쳤다. 

대구신문에 따르면 이 화재로 당시 현장에 있던 5명의 학생 중 대학생 A씨(24, 남)는 우측 손바닥과 목 부위에 1도 화상을 입고, 대학원생 B씨(27, 여)는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호흡이 곤란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대학생 C씨(21, 여)는 양다리와 양팔에 2도 화상 및 얼굴화상 등을 입었으며, 대학원생 D씨(28, 여)는 연기를 흡입했다.

이들은 당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소방차 43대, 소방대원 125명을 투입해 10여 분 만에 진화됐다.

2019년 12월 27일 경북대학교 화학관 1층 실험실 폭발사고/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한국국공립대학교수노조 경북대학교 지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폭파사고와 관련해 치료비 지급을 중단한 경북대와 총장을 비판했다. 

지회는 "이 사고는 학생들이 학업과 명백하게 연관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경북대는 피해학생들의 치료와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치료비 등 사후구제를 위한 모든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경북대학교 당국이 보여준 무책임하고 반교육적인 행태는 분노를 금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당초 경북대는 피해학생들의 치료비를 무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4월 1일부로 부총장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두 학생의 치료비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각한 화상을 입은 이 학생들은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4개월째 치료를 받고 있고 앞으로도 장기간의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최선의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일상적인 삶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태"라고 알렸다.

이어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대학본부는 행정절차와 법령을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또한 "사고 수습을 위해 본부가 설치한 사고대책위원회는 물론 치료비 중단 통보의 당사자인 부총장과 대학의 대표자인 총장도 서로 자신은 치료비 지급 중단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발뺌만 하고 있다."며, "사건을 덮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라는 안이하고 비겁하며 무능한 태도에 분노한다."라고 질타했다. 

2019년 12월 27일 경북대학교 화학관 1층 실험실 폭발사고/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이들은 "총장은 사고와 관련된 모든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피해학생들의 생명을 구하고 삶을 회복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경북대가 발휘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해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 그것이 교육과 학문의 전당으로서 대학이 취해야 할 마땅한 자세"라고 주문했다. 

경북대 김상동 총장에게 4가지 요구사항을 성명서를 통해 밝혔는데, 그 내용은 ▲경북대의 모든 능력과 수단을 동원해 피해학생들의 치료비를 책임질 것 ▲피해학생들의 치료와 생명을 살리는 것을 최고의 임무로 생각하고 사고의 전 과정과 사후대책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더 이상 이와 같은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실험실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 ▲대학의 교육연구환경을 개선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교수와 학생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것 등이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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