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출된 유독가스 '스티렌', 발암성 물질로 간주
무색 또는 옅은 황색의 가연성 액체
호흡곤란 겪는 사람들로 '아비규환'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의 유독 가스 누출 사고/BBC 영상 캡쳐

인도에 있는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에서 유독 가스가 누출돼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BBC,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 시각 오전 3시쯤 발생했으며, 수백 명의 사람들이 병원에 실려왔고, 눈이 타는 듯한 느낌과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 파트남에 위치한 LG폴리머스 공장으로 지난 3월 24일 인도가 코로나19로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폐쇄됐다가 곧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BBC 영상 캡쳐

사망자 중에는 어린 소녀와 노인도 포함돼 있으며 공장 인근 지역 주민 1000여 명이 넘게 대피하고, 800여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호흡곤란, 발진, 구토, 의식불명 등의 증상을 보였고, 누출 가스 영향은 반경 1.5km 이내였지만 냄새 등은 3km 거리의 5개 마을까지 퍼졌다고 한다. 

스티렌의 화학구조
스티렌의 화학구조

공장에서 누출된 유독가스는 스티렌(Styrene)으로 발암성 물질로 간주되며, 스티렌 가스는 폴리스타이렌 플라스틱 및 수지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무색 또는 옅은 황색의 가연성 액체다. 식품 용기, 포장, 합성 대리석, 바닥재 등에 사용되는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된다.

스티렌에 오염된 공기는 코와 목에 자극을 주고 기침과 천명을 일으킨다. 폐에 액체가 쌓일 수 있다. 다량에 노출되면 두통, 메스꺼움, 구토, 허약, 피로, 어지럼증, 정신 혼란, 불안정한 움직임 등의 징후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한국인 피해 여부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인명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당국 관계자는 "LG폴리머스 공장에서 합성 화학물질인 스티렌이 유출됐다"며 "화재가 발생한 뒤 가스가 누출됐고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의 유독 가스 누출 사고/BBC 영상 캡쳐

경찰은 LG폴리머스 공장 내 화학물질을 담은 탱크에서 가스가 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계자는 "탱크 내부에서 열이 발생하고 기화돼 가스가 누출됐다"고 밝혔다. 인디아투데이는 "2000톤 용량의 탱크에서 가스가 누출됐고, 3000톤짜리 탱크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지 당국과 LG화학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은 호흡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뛰다가 거리에 쓰러지는 모습이 TV화면을 통해 중계됐다. BBC가 보도한 영상에는 '다소 불편한 장면이 포함돼 있다'는 문구를 써놓을 정도로 현장의 모습은 아비규환이었다.

현지 당국은 물을 뿌려 사고를 진화하고 있으며 주민들에겐 젖은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으며, 시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집에서 나오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가스 누출 초기 진압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알려졌으며, 누출된 가스는 합성 화학물질인 스티렌으로 주로 냉장 상태였다고 한다. 

병원으로 이송된 주민들/사진=AFP

이 공장은 1961년 힌두스탄 폴리스머로 설립됐으며 LG화학에 인수돼 1997년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장난감이나 가전제품과 같은 다양한 소비재에 사용되는 다용도 플라스틱을 생산 중이었다고 전해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비사카 파트남에서 발생한 상황과 관련해 내무부와 국가재난관리국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샤카파트남에 있는 모든 이들의 안전과 안녕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에미트 샤 내무장관도 애도를 표하며 "우리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비사카 파트남 주민들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 파트남/구글맵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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