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1063명 대상,렘데시비르와 위약 10일간 투여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면 회복시간이 31% 빨라
치사율, 렘데시비르 치료 14일 후 11.9%에서 7.1%로 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사진=뉴시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5일 코로나19 치료제로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임상결과 투약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중앙임상위원회가 논의 후 식약처와 긴급 사용승인 여부를 협의한다고 밝혔다. 

이날 충북 오송 질본에서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국내에서도 긴급사용을 추진할 것인지 중앙임상위원회에 의견을 묻는 상태로 식약처에 긴급도입을 요청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위약을 10일간 투여했다. 환자의 상태를 경증에서 사망까지 8단계로 구분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중증·위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치료군은 회복시간이 11일, 위약을 투여한 치료군은 15일로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면 회복시간이 31% 빨랐다. 치사율은 렘데시비르 치료 14일 후 11.9%에서 7.1%로 감소했다. 

'렘데시비르(Remdesivir)' 의 화학구조
'렘데시비르(Remdesivir)' 의 화학구조

정 본부장은 "임상 개선 및 회복시간도 단축시키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지만 사망률 수치를 낮추는 것을 증명했다. 이중 눈가림법으로 위약 대조군까지 잘 디자인된 임상시험을 거쳐 어느 정도의 유효성과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 수급에 대해서는 "약품 확보 관련해서는 긴급사용승인 및 수급에 대해 식약처와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에서도 이날 오후 1시30분 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 국내 사용에 대해 "관계부처 및 전문가와 국내 긴급사용승인 및 유효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유효성이 인정된다면 관계 부처가 식약처에 특례수입을 신청해 승인하는 절차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임상위원장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날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주관하고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렘데시비르 임상실험 결과를 소개했는데,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이신(NEJM)'에 게재됐다. 

오 교수는 "렘데시비르 치료 후 경증에 도달하면 회복으로 정의했다. 따라서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해 있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없는 상태"라며 "이런 회복이 4일간 단축됐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의료 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팬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이나 미국 제조회사 길리어드사에서도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환자 수와 위약 대조군 등에서 한계가 있었다. 국제 공조로 이뤄진 이번 연구에는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미국에서 45개 의료기관, 유럽과 아시아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미국 식약처(FDA)는 지난 1일 렘데시비르를 중증환자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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