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립보건원(NIH)의 바이러스 연구 보조금 폐지 재검토 요청

미국립보건원(NIH)/구글 어스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과학자들이 중국의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지원했던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한 미국립보건원(NIH)의 결정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자 70명은 NIH 국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조금 종료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NIH 결정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사이언스지가 보도했다. 

또한 31개의 과학협회가 NIH 국장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이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이러한 조치는 즉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NIH는 야생동물질병전문가 피터 다스작이 이끄는 비영리 에코헬스 얼리언스에 2014년 처음 수여하고 2019년 갱신한 보조금을 종료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보수적인 미국 정치인과 언론이 대유행의 원인이 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탈출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이 지원금을 받은 중국인 바이러스학자를 고용한 뒤 나온 조치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박쥐로부터 인간에게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에 대한 연구로 2015년부터 370만 달러(약 45억원) 이상을 NIH로부터 지원받아 20편이 넘는 논문들을 네이처와 같은 저명한 저널에 게재했다.

그러나 보조금 폐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 보조금을 매우 빨리 끝낼 것이다"라고 말하고 1주일 만에 이뤄졌다. 

사진=뉴시스

노벨상 수상자들은 그 결정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는 이 행동이 과학 행위를 방해함으로써 위험한 선례가 되고 연방 연구 기금을 수여한는 과정에서 대중의 신뢰를 위협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대유행을 억제하고 이후의 대유행을 막기위해 정확히 이런 종류의 연구를 지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과학협회의 서한은 미국 생화학 및 분자 생물학 협회에 의해 조직되었다고 한다. 이들의 성명서에서 "이러한 노력의 목표는 건전한 과학 연구에 정치적 영향으로 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과학 기업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유행의 위기 동안 과학의 정치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과학의 청렴성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CBS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60 Minutes(60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옹호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NIH가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를 위해 지원한 370만 달러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60분은 에코헬스 얼라이언스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위해 사용한 금액은 10만 달러 안팎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일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중국은 세계를 감염시킨 역사가 있고, 수준 이하의 연구소를 운영한 이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며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유래설에 대해 "엄청난 증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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