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8477만원, 영수증 미비 등 부정 사용
해당 유치원장,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
청와대 국민청원, 2만8271명이 서명 동의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등 집단 식중독 감염이 발생한 안산의 한 유치원 전경./사진=뉴시스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 등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100여명이 감염된 안산의 한 유치원 원장이 2년 전에 유치원 돈을 빼돌려 부정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감사를 통해 안산 A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뒤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도교육청은 2015년~2017년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현 A유치원장이 학부모들이 낸 수익자부담금 등을 식사비와 개인적 사용으로 3억9471만원을 보전조치 처분 받았다고 밝혔다. 

원아들 교육활동에 써야 할 교비 8477만원이 영수증 미비 등 부정하게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해당 유치원장은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한 학부모는 “교육과 무관한 개인경비로 사용한 이력으로 감사에 걸린 적이 있는 유치원이 과연 제대로 된 음식을 먹였을까요?라며 ”개인경비로 수억원을 해먹은 전적이 있는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1시 기준 해당 국민청원은 2만8271명이 서명 동의에 참여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징계가 내려갔던 부분은 모두 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징계를 받은 유치원장이 현 유치원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혈성요독증후군 등 집단 식중독으로 피해를 입은 원생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피해 학부모들은 감염 발생 이후 열흘이 지났음에도 정확한 원인규명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26일 경기도와 안산시 등 보건당국에 따르면 A 유치원에서 지난 16일부터 식중독 사례가 처음 신고 된 이후 현재까지 100여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22명은 입원 치료중이다.

대장균에 의한 급성 신장손상/보건복지부
대장균에 의한 급성 신장손상/보건복지부

특히 이들 가운데 14명은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증상이 심한 5명은 소아 투석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 식중독 감염이 발생한지 10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원인을 파악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유치원에서는 아이들끼리 식중독에 걸려서 전파된 것 아니냐고 하는 것 같던데 이런 방식으로 넘어가서는 안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5, 6, 7세 반 아이들이 다른 층을 쓰는데 어떻게 전체가 감염될 수가 있느냐”며 “감염 원인을 아이들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 같은데 이럴 순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집단 식중독이 발병한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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