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김지윤 교수팀·서울대 권민상 교수팀 공동연구
온도 변화로 형태 조절 가능한 자성 스마트 소재 개발
의공학, 소프트 로봇 개발 등에 응용....Nano Letters 논문 게재

[연구진사진] 김지윤 교수(좌측)과 송현서 연구원(우측) /UNIST

유연하게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 등 가변 구조형 스마트 소재가 필요한 분야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자성 스마트 소재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해 화제가 되고있다. 

이번 연구는 나노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7월 8일자로 게재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김지윤 교수팀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의 권민상 교수팀과 공동으로 자화 형태(magnetization pattern)를 바꿀 수 있는 자성 스마트 소재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자성 스마트 소재 제조과정에서 소재 내부에 만들어진 자화 형태는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연구팀은 낮은 온도에서 녹는 물질을 이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사진] 자화형태 재설계를 통해 변경된 구동 형태 / UNIST
[연구사진] 자화형태 재설계를 통해 변경된 구동 형태 / UNIST

내부에 미리 입력된 자화 형태와 외부 자기장간 상호작용을 통해 자성 스마트 소재는 움직이게 되는데, 자석에 다른 자석을 갖다 대면 발생하는 인력이나 척력을 이용하는 셈이다. 

자화 형태는 자석 힘의 세기와 N-S극 방향을 결정하는 설계도로 자화 형태에 따라 자성 스마트 소재가 특정한 방향으로 굽혀지거나 접히게 되는 것이다. 

[연구그림] 자화형태 재설계가 가능한 자성 스마트 소재의 구조 및 원리, (a) 자성 입자(자석 입자, NdFeB)와 상변화 물질(PEG)로 이루어진 자기 미소 구체(작은 알갱이)가 고분자 기질(matrix) 내에 포함된 계층 구조를 가짐. (b) 상변화 물질이 용융 온도 이상(상변화 물질이 액체)일 때, 자성 미소 구체 내에서 자성 입자가 물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자화 형태 재설계가 가능함. 반면, 용융 온도 이하의 온도(상변화 물질이 고체)일 때는 자성 미소 구체 내에서 자성 입자의 배열이 고정됨. (c) 자화 형태에 따라 구동 방향이 달라짐. 반복적인 재설계를 통해 구동 형태를 바꿀 수 있다. /UNIST

그러나 자화 형태는 소재 제작과정에서 한 번 고정되면 바꾸기 쉽지 않다. 움직임을 원격으로 제어 할 수 있고, 외부 자극에 빠르게 반응하는 장점을 가짐에도 자성 스마트 소재가 널리 쓰이지 못하는 이유이다. 

개발된 소재는 자석입자와 상변화물질(PEG)이 혼합된 마이크로미터(10-6m)크기의 알갱이(자성 미소 구체)가 고분자 기질에 박혀 있는 구조를 갖는다.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상변화 물질인 PEG 때문에 자화 형태를 여러 번 반복해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얼음 속 구슬이 단단하게 고정되지만 물 속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이듯 액체가 된 상변화 물질 때문에 자석입자가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자화 형태를 새롭게 입력할 수 있다. 

반면 온도가 상온으로 내려가면 고체가 된 상변화 물질 때문에 자석 임자가 물리적으로 움직일 수 없어 자화 형태가 고정된다. 

개발된 자성 스마트 소재를 이용한 소프트 오리가미(종이접기) 액추에이터 복잡한 형상으로 변형 및 구동 가능한 자성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제작함. PEG의 상변화는 가역 반응이라 반복적 재설계(reprogramming)를 통해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다. /UNIST

제1저자 송현서 연구원은 “PEG의 고체 액체 간 상변화는 ‘가역 반응’이라, 위 과정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부드러운 복합소재의 자화 형태를 원하는 만큼 쉽게 재설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된 복합 소재로 '셀프 종이 접기'가 가능한 자성 소프트 액추에이터까지 만든 연구팀은 액추에이터의 자화 형태를 실제 작동 환경에서 재설계하고, 이를 자기장에 노출시켜 복잡한 3차원 형태를 다양하게 구현했다고 한다. 

이것은 가역반응을 이용하기 때문에 동일한 액추에이터에 반복적으로 새로운 자화 형태를 입력해도 소재의 성능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소프트 액추에이터(soft actuator)란 고분자 등 탄력 있고 가벼운 물질로 구성된 구동 장치를 뜻하며 이는 단단한 강체 로봇과 달리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한 소프트 로봇 분야의 핵심기술이다.

김지윤 교수는 “기존 연구와 달리 자성 입자나 고분자 기질의 고유 특성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쉽게 자화 형태 재설계가 가능한 소재를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큰 연구”라며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유연성도 갖춰 의공학, 유연 전기소자, 소프트 로봇 등 가변 구조형 스마트 소재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 이라고 기대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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