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도 결정하는 바이오마커 발견...치료제 개발 단초

중증도 예상·판별위해 확실한 바이오 마커 활용 중요
호중구의 면역 반응이 과활성화로 장기손상 가능
면역세포 내의 당질코르티코이드(호르몬)와 연관성 밝혀내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바이로 마커를 발견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7일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면역세포와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호르몬의 연관성을 밝혀 코로19의 중증도를 결정짓는 인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은 사람마다 증상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중증도를 예상하거나 판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바이오 마커의 활용이 중요하다.

이들을 선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 또한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의 증상을 보이고 폐조직의 심한 손상이 관찰된다.

중증 환자의 폐 세척액에서 더 높은 CXCL8 케모카인 발현과 호중구 유입이 관찰됨 /KAIST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의 전체 백혈구 중 50~70%를 차지하는 선천 면역세포인 '호중구' 등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숙주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보이지만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과잉 염증반응처럼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오히쳐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 옴니버스(GEO)에 공개된 코로나19 감염 경증·중증 환자의 기관지 폐포 세척액에 존재하는 단일세포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왼쪽부터)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박장현 석박사통합과정 /KAIST

그 결과 곰팡이나 세균 감염에서만 그동안 중요성이 알려졌고, 바이러스 감염 시에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알려지지 않았던 호중구의 과활성화로 인해 중증 코로나19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대식세포 등의 골수 유래 면역세포 내에서 발현되는 CXCL8과 같은 케모카인(chemokine, 백혈구유주작용, 활성화작용을 하는 염기성헤파린 결합성 저분자 단백질)에 의해 호중구 유입이 증가함을 밝혔다.

연구팀은 골수에서 유래한 면역세포 내의 당질코르티코이드(신체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수용체 발현에 따라 CXCL8의 생성이 조절받으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호중구의 유입 및 활성도와 연관됨을 밝혀냈다.

당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CXCL8 케모카인의 발현, 호중구 유입량의 상관관계도 /KAIST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의 중증도를 결정하는 바이로 마커를 발굴한 것 뿐만 아니라 덱사메타손 등의 당질코르티코이드 억제제를 활용해 중증도를 개선할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코리아 바이오 그랜드 챌린지사업, 신약타겟발굴 및 검증사업, 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을 받아 수행됐으며, 면역학 전문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 8월 28일 자 온라인판에 논문명 'Re-analysis of Single Cell Transcriptome Reveals That the NR3C1-CXCL8-Neutrophil Axis Determines the Severity of COVID-19'로 게재됐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