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DL, 화학적 방법의 다양한 단계 나타내는 마크업 언어 기반
"XDL, 오픈 소스...HTML처럼 자유롭게 사용가능"
"로봇이 위험·지루한 일을 하고 사람은 중요한 일에 집중"
"컴퓨터 과학과 자동화된 유기적 합성을 전략적 융합...화학에 혁명, 엄청난 잠재력"

'범용 화학 소프트웨어는 단어를 화학 물질로 바꿀 수 있다.'/사진=케미스트리월드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대학에서 화학 문헌을 읽고 이를 작동 반응경로로 바꿔 특정 화학물질을 자동으로 만드는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13일(현지시간) 케미스트리월드에 따르면 연구원들은 이 시스템이 자동화된 화학 합성을 위한 최초의 보편적인 아키텍쳐이며, 책에 나온 방법을 로봇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미 일반적인 합성법으로 시험되었고, 진통제 리도카인, 데스-마틴 산화 시약 페리딘, 불소화제 알킬플루오르를 포함한 여러 시험 성분들의 자동 제조가 테스트되었다. 


"XDL, 오픈 소스...HTML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

연구팀을 이끄는 글래스고 대학의 리 크로닌은 이 시스템이 로봇 하드웨어와는 독립적이고, 화학적 방법에 대한 보편적 언어를 만드는데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것이 XDL이라고 불리는 화학적 방법의 다양한 단계를 나타낼 수 있는 마크업 언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여기서 X는 그리스 문자 키이고, 화학의 그리스어인 χημία에서 유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XDL이 오픈 소스가 될 것이며, 웹페이지에서 사용되는 HTML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알려진 거의 모든 분자를 만들기 위해 약 44개의 다른 합성 연산에 대한 규칙을 가지고 있으며, 추가 연산을 인식하기 위해 확장될 수 있다고 한다. 

진통제 '리도카인'을 생산하기 위해 유니버설 시스템이 계획하고 수행한 단계 © Science / AAAS

그는 "우리는 화학을 위한 CPU(중앙처리장치)를 발명했다"라며 "세계의 모든 화학 로봇들은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같은 방식으로 프로그램될 수도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XDL에 화학적 방법을 설명하고 이 설명을 사용해 가상 머신('ChemPU'이라고 하는 이론적 장치)에 대한 지침을 생성함으로써 이를 수정한다.

그 다음 특정 화학 로봇에 대한 맞춤형 단계를 생성하는 대신 가상 ChemPU 지침에 대한 소프트웨어 인터프리터를 통해 다른 로봇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로닌 연구팀이 개발한 화학 장치 중 하나에서 프로토타입(시제품)은 세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첫 번째 단계는 스캐너를 사용해 화학 문헌에서 페이지를 읽고 XDL을 파싱하고 오류 수정과 함께 사람인 화학자가 수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은 로봇이 멈추고 불이 붙지 않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XDL을 ChemPU 가상 머신에 대한 지침으로 바꾸고 마지막 단계에서 주어진 화학 로봇에 대한 ChemPU 지침을 해석한다. 

로봇의 하드웨어가 작업에 적합하지 않으면 시스템은 설명 오류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한다. 마크업 언어 XDL은 문헌의 방법을 화학자의 입력과 결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에 통합되어 있다. 

화학 문헌을 합성으로 번역 할 수있는 범용 시스템의 워크 플로우 © Science / AAAS

"로봇이 위험·지루한 일을 하고 사람은 중요한 일에 집중"

그는 "화학자들이 중요한 일을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루하거나 위험한 일을 로봇에게 맡길 것"이라며 "이것은 화학자들이 꿈꿔왔던 것보다 더 많은 분자를 만들고, 그들이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약을 발견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IBM 취리히의 테안드로 라이노라는 RoboRXN 연구자는 크로닌의 시스템이 화학 문헌을 처리하는 데 규칙을 사용하는 반면 자연 언어 처리에 기초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지적한다. 

또 이러한 규칙 기반 접근법은 광범위한 인적 개입없이는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고급 자연언어처리 방법보다 약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크로닌은 XDL 규칙이 개발적이고 편집 가능하며 RoboRXN 시스템의 독점 로봇을 포함한 어떤 화학 로봇에 대한 구현과 문헌의 방법을 연결하는 시스템의 과학적 타당성을 보장한다고 반박한다.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 샴페인 대학의 마틴버크는 "이 새로운 시스템이 '민주화된' 화학의 용감하고 새로운 세계의 일부"라며 "이 논문은 컴퓨터 과학과 자동화된 유기적 합성을 전략적으로 융합함으로써 화학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국내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고부가합성수지(ABS), 바닥재·창호 제품 등에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 포장재 원료인 폴리올레핀(PO) 등 석유화학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 이에 따른 다양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대안 등 화학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며, 그동안 비교적 다른 분야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했던 화학자들의 연구와 발견의 소식들이 그 어느 때보다 관심받게 되는 기회가 되는 건 아닐까.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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