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현 교수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전극 소재로 슈퍼 캐퍼시터 용량 늘려
고속충전·고출력 에너지 저장 장치(EES) 개발 박차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CS Energy Letters 게재

개발된 물질의 전기에너지 저장 원리와 이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의 성능 (a) 물질 표면에서는 패러데익 전자 전달 반응(슈퍼캐퍼시터 방식)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고 물질 내부에서는 산소 음이온의 삽입(Intercalation)을 (이차전지 방식)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저장함. / 연구그림=UNIST 제공

전기자동차,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물인터넷 등의 등장으로 새로운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이 시급한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이차전지와 슈퍼커패시터의 장점을 갖춘 신개념 에너지 저장 장치에 사용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소재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현 교수 연구팀은 물질 표면과 내부에 모두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가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물질을 전극에 코팅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원용 유연 슈퍼커패시터 제작에도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을 보였다.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는 이차전지(배터리)와 달리 충전이 빠르고 순간적으로 필요한 전기를 빠르게 뽑아 낼 수 있는 전원 장치로 이번 연구로 슈퍼커패시터에 대용량 이차전지의 장점을 더한 고속충전 고출력 만능 전지의 개발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이온반경이 큰 희토류 등 원소들과 원자반경이 작은 전이금속 그리고 산소이온에 의해서 8면체를 이루는 ABO₃의 결정 구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는 이 구조를 갖는 물질 총칭한다. A,B를 바꿔 다양한 조합의 물질을 만들 수 있다.

(b) 높은 에너지밀도(Energy density, 이차전지의 특성)과 높은 전력밀도(Power density, 커패시터의 특성)를 동시에 갖춤 (c) 녹색 LED 전구의 전원 장치로 개발된 슈퍼커패시터를 이용함 /연구그림=UNIST 제공

슈퍼커패시터는 전극 표면에 전지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꺼내 쓰는 방식으로 수명도 반영구적으로 길고 가볍다. 또한 아주 작게도 만들 수 있어 사물인터넷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물질 내부에 전기를 저장하는 리튬이온전지 같은 이차전지 보다는 단위 질량당 에너지 저장 용량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장지현 교수 연구팀은 물질의 표면과 내부에 모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기반 전극 활물질을 이용해 슈퍼커패시터의 에너지 저장 능력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슈퍼커패시터의 에너지 저장방식와 이차전지의 에너지 저장방식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물질 내부의 산소 음이온은 이차전지의 리튬 양이온과 유사한 역할을 해 물질 속에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내부에서 용출된 코발트(Co)는 산화과정을 거쳐서 슈퍼커패시터 방식으로 표면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게 된다. 

[연구그림] 전이 금속이 용출된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합성 모식도
전이 금속이 용출된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합성 모식도-기존의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합성법에 환원을 통한 물질 내부의 전이 금속을 용출하고, 추가적으로 그 금속을 산화시킨다. /연구그림=UNIST 제공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속 코발트가 표면으로 흘러나오는 용출 현상과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내에 산소 음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빈 공간인 '산소 빈자리 결함'이 많다는 점에서 착안해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물질 표면과 내부에서 모두 에너지 저장 반응이 일어나는 새로운 ‘코발트 산화물이 용출된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전극 활성물질 (Co3O4 exsolved PrBaMn1.7Co0.3O5+δ,Co3O4-PBMCO)을 개발했다.

이 물질을 전극에 코팅한 플렉서블 슈퍼커패시터는 215.8 Wh/kg (218.54 mAh/g)의 단위 질량당 에너지 밀도를 기록했다. 이것은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적용했을 때 보다 60% 정도 향상된 수치다.

또 순간 출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전력밀도도 14.8 kW/ kg으로 높았다. 이 슈퍼커패시터를 이용해 3.6V의 LED 조명을 켤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구부리거나 비틀어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장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로 물질의 모든 부분을 에너지 저장에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이를 통해 기존 이차 전지와 슈퍼커패시터의 한계를 보완하고 장점만을 취사선택해 신개념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을 차세대 전지의 활물질로 활용하는 연구와 신개념 에너지 저장법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 소재 개발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CS Energy Letters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11월 13일자로 논문명 'Co3O4 Exsolved Defective Layered Perovskite Oxide for Energy Storage Systems'으로 온라인 출판됐다.

해당 연구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Energy Letters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11월 13일자로 온라인 출판 /UNIST 제공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과 김건태 교수, 연구지원본부 정후영 교수도 함께 참여했으며,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 및 온사이트 수소충전소를 위한 광전기화학 수소생산기술 및 시스템 개발 사업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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