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 출연했던 영화 '슬레이트' 가장 기억 남아
존경하는 선배...배우 이병헌, 조승우 선배
휴먼 다큐보며 다양한 심리와 행동 관찰...배우 심우성에 연기 도움 받고 있어
태권도 4단...배우는 몸 자체가 도구, 배우 박태산 만나 많이 유연해져

배우 박시호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생활이 늘고 TV시청률은 상승했지만, 방송가와 영화계는 야외 촬영 등 제작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쉽지 않은 시간을 견디고 있다. 

그 가운데 신인 배우들은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반듯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가졌지만 놀랍게도 무술 실력을 갖춘 반전 매력을 겸비한 신인 배우 박시호를 만나봤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첫 질문에 그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편하기도 하면서 쓸쓸할 때도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더 정신무장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Q. 주요 출연작 중에 기억에 남는 역할은.

알려진 많은 작품을 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최근 출연했던 영화 '슬레이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화 '슬레이트'(조바른 감독, 컨텐츠빌리지-MCMC 제작)는 최근 제33회 도쿄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로 아직 미개봉작이다.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갖춘 배우지망생이 검술대역을 하기 위해 찾아간 영화 세트장에서 우연히 평행세계로 빠지게 되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다. 작은 배역이었지만, 스스로 배우를 하면서 느낀 감정이 주인공의 심정과 맞닿아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배우 박시호의 작품 활동>

배우 박시호 주요 작품활동 /출처=네이버 영화 

2021 영화 '슬레이트'
2020 영화 '경호원', 웹드라마 ’타이밍’
2019 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
2018년 tvN 드라마 스테이지 '진추하가 돌아왔다',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tvN 드라마 '무법 변호사'와 영화 '일진 3'

Q. 배우라는 직업을 택한 계기

영화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삼남매로 자라는 동안 부모님을 따라 어릴적 부터 영화를 무척 많이 봤다. 심지어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도 부모님과 함께 보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마냥 멋지다고 생각했다. 눈 앞에 보이는 저 빛나는 세상에 들어가보고 싶었고, 그런 생각의 흐름이 나도 모르게 배우라는 길로 접어들게 한거라 생각한다. 

배우 박시호

Q. 가장 존경하는 배우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존경하는 선배들이 많은데 먼저 배우 이병헌, 조승우 선배이다. 매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모습이 배우로서는 정말 힘든 일인 걸 알고 있다. 

나도 몰랐던 또 다른 자아를 극대화해서 연기를 한다는 것, 스크린에서 그 배우보다 작품 속 배역이 더 보여진다는 것은 얼마나 깊은 고민을 한 노력의 결과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들이 박시호라는 배우를 기대하면서 '이번에는 어떤 사람을 연기하게 될까?'하고 많이 궁금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크게 꿈을 꾸자면 요즘같이 전세계가 쉽게 통할 수 있는 시대에 세계의 많은 대중들이 다음 작품의 연기를 궁금해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박시호

그렇게 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요즘은 특히 배우 심우성 선배님께 연기 도움을 받고 있다.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을 관찰하고 왜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고 있다. 

스스로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사람의 습관들을 찾아 연습하고, 작품에서 접목시키는 건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고, 스펙트럼을 넓히는 훈련을 하고 있다. 

'정말 연기는 인문학을 배우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단역을 했던 당시 배우 강하늘 선배님께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셨다. 강 선배님은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정말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내 마음을 공감해주시고 있구나', '나도 사람들에게 이런 공감을 해주는 사람이 되야지'라는 생각을 심어주셨다.

Q. 부드러운 인상과 달리 액션 연기에도 능하다고 들었는데 무술 유단자인가.

그렇다. 태권도 4단이다. 배우는 몸 자체가 도구이고 아주 유연해야 한다. 운동을 자주 하더라도 몸이 굳고 경직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촬영할 때 그대로 보여지게 된다. 

배우 박태산을 만나게 되면서 많이 유연해지고 나아졌다. 태산이 형을 통해 독션(배우무술훈련장)에서 훈련하면서 배우로서 몸을 더 능숙하게 조절하게 되었다.

사진=배우 박시호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사진=배우 박시호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Q. 요즘 가장 힘든 것과 즐거운 것

항상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살아간다는 게 힘들다.

신인 배우로서 요즘 오디션 기회가 많이 없다는 것이 큰 고충 중에 하나이다. 코로나19 영향도 없지않아 있다. 그래서 요즘 함께 나란히 걸어나갈 수 있는 소속사를 찾으려고 한다.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걸어나간다면 서로에게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

힘들다고 그 늪에 빠지지 않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 힘들어도 노력하면서 그 단 하나의 기회를 잡는다면, 그야말로 즐거운 일이다.

Q. 자신만의 휴식, 스트레스 해소법 그리고 꿈에 대하여

술 한잔하면서 영화를 보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느낀다.

미드나 영드(미국·영국 드라마), 해외영화를 즐겨보는데 가장 좋아하고 즐겨보는 작품으로 '피키블라인더스'가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 영국의 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쑥스럽지만 고등학교때 전교회장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리더에 대한 무게감, 책임감 그리고 고독이었다. 이 영화의 작품 스토리 전개와 무엇보다도 배우 킬리언 머피가 그런 정서를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저의 이미지와 맞지 않게(?) 마초같은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을 좋아한다.

사진=배우 박시호 인스타그램
사진=배우 박시호 인스타그램

스트레스는 스노우보드, 웨이크보드, 바이크 등 몸 쓰는 것으로 풀고 있다. 한 상황에만 집중하고 몰입하게 되는 스타일이라 잠시라도 생각을 비울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하루하루가 행복하길 바란다. 사람을 만날 때, 사랑을 할 때, 일을 할때도 깊은 고뇌에만 빠지지 않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삶을 지속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고생 한 번 안해본 듯한 얼굴이요? 

인터뷰하면서 들은 느낌이라고 말했더니 그는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꽤 오랜 시간 학업과 병행하던 시절도, 삼남매로 자라면서 오랜 시간동안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를 목욕시키고, 식사를 챙겨드리는 일상도 '힘들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부모님이 더 힘들게 고생하셨고, 가족이 함께여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그의 환한 얼굴이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진심어린 이야기들과 함께 장난끼 가득한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박시호의 다음 연기는 어떤 역할일까. 궁금해진다.

인터뷰 중 환하게 웃는 신인 배우 박시호 ⓒ포인트경제

* 평범한 우리 안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찾아갑니다.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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