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 무취, 무독성, 완전한 불활성 기체
알려진 생물학적 역할은 없고, 주요 건강 위험은 산소 치환에 의한 질식
백열전구와 형광등 채워 뜨거운 필라멘트가 부식하지 않도록 사용
아크 용접 위한 불활성 대기 형성과 반도체 결정 등 차폐 필요한 공정에 사용
드라마 '아르곤'에서 고 김주혁이 분한 김백진 기자

화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소와 우리 생활과의 연관된 이야기들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원소의 개수가 118개라고 하니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대해주세요. [편집자주]

 tvN의 월화드라마 '아르곤' /CJENM tving 갈무리

2017년도 tvN의 월화드라마 '아르곤'에서는 주간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멤버들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애쓰는 치열한 언론인의 삶을 그려냈다. 드라마 제목을 '아르곤'이라고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르곤은 원소 기호 Ar, 원자 번호는 18번을 가진 화학원소로 고귀한 가스로 분류되며 상온에서 가스다. 

주기율표에서 아르곤(Argon, Ar) /PubChem 갈무리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에 따르면 아르곤이라는 이름은 다른 요소와 결합되지 않기 때문에 '게으름(lazy)' 또는 '비활성(inactive)'의 그리스어 'argos' 에서 유래됐다.

스코틀랜드 화학자 윌리엄 램세이와 영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존 스트럿이 액화 공기에서 발견했다. 스트럿의 초기 관심은 1785년 영국의 물리학자 헨리 캐번디쉬가 제기했던 문제, 즉 공기에서 산소와 질소가 제거되었을 때 알려지지 않은 잔류 가스가 남아 있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르곤은 지구 대기의 0.93%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풍부한 가스다. 물에 용해되는 질소의 2.5배이며 산소와 거의 동일한 용해도를 가진다. 기체와 액체 상태 모두 무색에 무취며, 매우 불활성인 가스로 간주되며, 크립톤과 크세논 및 라돈처럼 진정한 화학적 화합물을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화학자들이 아르곤을 발견한 후 100년 이상 다른 요소와 결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르곤의 플루오르 하이드라이드(HArF) 합성은 2000년 8월 몇몇의 과학자들에 의해 보고되기도 했다. 그들은 아르곤과 불화수소의 혼합물을 -246℃에서 요오드화세슘에 응축 시키고 UV 광선에 노출시켜 만들었다고 한다.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안정적이며 아르곤 플루오르화수소는 -246℃ 이상으로 가열되면 분해되기 시작하는데 이런 한계 때문에 아르곤 플로오르 하이드라이드는 기본적인 과학적 연구 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어떤 과정도 아르곤이 반응하도록 유도한 적이 없어 정말 '게으른' 원소라고.

빠르게 녹는 고체 아르곤의 작은 조각
빠르게 녹는 고체 아르곤의 작은 조각

대부분의 아르곤은 산소와 함께 녹은 철을 통해 강철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백열전구와 형광등을 채워 뜨거운 필라멘트가 부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된다. 또 아크 용접을 위한 불활성 대기 형성과 반도체 결정 및 다른 대기 가스로부터 차폐가 필요한 공정에 사용된다. 왕립화학학회에 따르면 아르곤의 가장 이국적인 용도는 고급 자동차 타이어인데, 산소의 공격으로부터 고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움직일 때 타이어 소음을 줄여준다고 한다.

아르곤은 알려진 생물학적 역할이 없다.

유니버셜 산업가스에 따르면 아르곤은 무독성이며, 주요 건강 위험은 산소 치환에 의한 질식이다. 흡입이나 피부와 눈에 접촉할 수 있으며, 증기가 따끔거림을 유발할 수 있지만 가스로 인한 부작용은 없다. 그러나 흡입 시 현기증을 유발하거나 질식, 구토를 일으킬 수 있고 이산화탄소의 존재로 인해 망막 신경절 세포 및 중추 신경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흡입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옮겨 호흡해야 한다. 

가연성이 아니어서 타지 않지만 밀폐된 용기는 극심한 열에 노출될 때 압력 축적으로 인해 파열되거나 폭발할 수 있다. 가연성 물질과 부식성 대기에서 멀리 떨어진 서늘하고 건조하며 통풍이 잘 되는 내화 구역에 보관해야 한다. 

진실이 산화되는 것을 막겠다.
-tvN 드라마 '아르곤'-

고(故) 김주혁이 분한 드라마 '아르곤' 속의 HBC 방송사 김백진 기자는 언론인상 수상 자리에서 미드타운 붕괴 사건의 진실에 대해 고백한다. 

그는 "잘못된 사실을 전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 역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실을 제대로 판단해 바르게 전달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우리인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동안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기자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0월 사고로 사망한 배우 김주혁은 드라마 '아르곤'을 마지막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가식과 허세 부리는 것을 싫어하고 생전에 유쾌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는 김주혁을 추모하며, 안정되고 주변에 반응하지 않는 불활성 기체 아르곤처럼 오늘도 가짜와 맞서 진실을 밝히고 약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응원해본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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