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와 환경오염 문제로 항공산업의 개편 가속화
소형-단거리 전기비행기를 중심으로 개발 박차
배터리 개발을 통한 한계 극복 노력

테슬라의 약진과 애플의 전기차 산업 진출 공식화는 큰 화제성과 함께 관련 산업의 발전적 경쟁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시대의 요구인 '친환경'과 급속한 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의 종료를 종용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필연적이다. 그렇다면 항공산업 특히 전기비행기의 영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전 세계를 집어삼킨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산업 중에 하나가 항공산업이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19년 대비 2020년 연간 글로벌 승객 교통량(전 세계)이 65.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항공수요의 급감은 많은 여행사와 항공사의 부도를 낳았고, 항공기 제조업체의 위축과 함께 항공산업 전반에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비행기의 CO2 배출량은 기차보다 20.5배 높고, 자동차는 그 사이에 있다. /이미지=유럽환경청, bits of science 갈무리

이같은 상황에서 항상 지적되어온 비행 시 발생되는 배기가스로 인한 악영향도 개편 방향에 중요 요인이다. 항공기는 기차의 20배가 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영국 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인간에 의한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에 해당한다. 여기에 노후화에 따른 오염 증가, 유지비 문제 등이 더해지며 기존의 기체 교체를 넘어 소위 '모델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NASA(미 항공우주국)는 EAP(Electrified Aircraft Propulsion) 시스템 개발을 함께 할 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아음속(亞音速, 음속보다 약간 느린 속도) 항공기용 '통합 메가와트급 파워트레인 시스템'의 지상 및 비행 시연을 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다. NASA는 이것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는 2035년까지 전기비행기를 다양하게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왼쪽 상단부터) Kitty Hawk, Joby Aviation, maganix
(왼쪽 상단부터) 키티호크(Kitty Hawk), 조비 항공(Joby Aviation), 매거닉스(maganix)의 전기 비행기

스타트업 리서치 기업 트랙슨(Tracxn)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74개의 전기비행기 기업이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수직 이착륙 전기비행기(eVTOL) 모델이 적지 않다는 것인데 다양한 수요와 수송 형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전기비행기 개발 계획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소형 기체(최대 승객 50명)·단거리(최대 항속 거리 1000마일) 위주라는 것으로, 전기 배터리가 아직 화석연료 정도의 고밀도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한계 때문이다.

비행기의 전기 배터리에 관한 전망에는 흥미로운 의견대립이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020년 8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높은 수명을 가진 400Wh/kg 배터리의 대량 양산은 그리 머지않았다. 아마도 3~4년'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 '게이츠노츠(GatesNotes)'와 자신의 책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에 전기비행기가 상용화 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평가한다.

리튬이온 전지(왼쪽)와 고체 전지(오른쪽)의 구조 /이미지=삼성 SDI 갈무리

실제 전기비행기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장벽이 배터리 부분이다. 앞서 지적한 에너지 밀도 문제는 물론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와 부피, 승객과 화물의 규모를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연구와 하이브리드방식 적용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을 자신한다.

전기 추진기술의 업적 연대표 /이미지=에어버스(airbus) 갈무리

이미 항공산업은 규모를 앞세우던 시절을 지나 세분화되고 있고 수요는 다양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항공 탄소 배출을 줄임으로써 근본적으로 해결해나가야할 환경문제를 고려할때 전기비행기의 발전은 올바른 방향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소형-단거리 위주의 전기비행기가 하이브리드방식을 거쳐 그 영역을 점차 넓힐 것으로 예측한다. 2020년 11월 발표된 WSDOT(워싱턴주 교통부 항공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최소 20대의 전기 및 하이브리드 전기비행기가 미국에서 운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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