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감염 유발하는 장내 슈퍼박테리아‘C. 디피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C.디피실을 'Urgent' 레벨로 규정
종이 기반 고감도 다중 분석으로 10분 안에 진단 가능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을 검출할 수 있는 신속검출키트(mPAD) /사진=KBSI 제공

국내 연구진이 위험성이 높은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를 현장서 바로 검출하는 신속 키트를 개발했다.

15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소재분석연구부 최종순 박사 연구팀이 슈퍼박테리아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이하 C.디피실)을 검출할 수 있는 신속검출키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슈퍼박테리아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lostridioides Difficile) /이미지=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C.디피실(Clostridioides Difficile)은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장내세균이다. 심한 설사와 대장염(결장의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며, 일반적으로 환경에서 발견되지만 대부분의 C.디피실 감염 사례는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이나 항생제 복용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않아 발생한다.

심한 경우는 전격성위막대장염, 독성거대결장, 패혈증 등을 동반할 수 있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C.디피실을 최소위협단계 'Urgent(긴급)' 레벨로 규정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C.디피실에 감염될 경우 약 10%가 한 달 안에 사망한다고 알려졌다.

종이 기반의 다중 검출키트(mPAD) /KBSI 제공 영상 캡처
종이 기반의 다중 검출키트(mPAD)-시료가 양 채널에 흘러 들어가 검출 신호가 증폭되는 모습 /KBSI 제공 영상 캡처

지금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C.디피실의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조기진단이 필요하나 현재 사용되는 검사법은 환자 분변에 대한 C.디피실 항원검사나 독소검사, 유전자 검사까지 3단계를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또한 항원검사와 독소검사의 민감도는 매우 낮다고 한다.

KBSI의 소재분석연구부 최종순, 한도경 박사와 바이오화학분석팀 궙요셉 박사는 전북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김달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들은 C.디피실을 검출하는 고감도 다중 분석기술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 종이 기반의 다중 검출키트(mPAD)를 개발했다.

(왼쪽부터) KBSI 최종순 부원장, 바이오화학분석팀 권요셉 책임연구원, 소재분석연구부 한도경 선임연구원 /연구진 사진=KBSI 제공

mPAD는 단 1회 분석으로도 10분 안에 검출이 가능하고 미량의 저농도 C.디피실 시료가 고감도 신호 증폭을 통해 최대 1시간 안에 검출이 가능하다. mPAD의 검출 민감도는 97%, 특이성은 88%, 정확도는 95%이며, 특히 소재가 종이로 제작비가 저렴하고 쉽고 친화적인 장점이 있다.

mPAD의 작동법은 키트의 슬라이드를 열로 S홀에 분변 시료, B홀에 물을 각각 떨어뜨린 후 키트를 닫으면 C.디피실 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연구 성과는 KBSI 생물재난 분석기술개발 과제의 성과로, 분석화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지(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논문명 'Paper-based multiplex analytical device for simultaneous detection of Clostridioides difficile toxins and glutamate dehydrogenase'로 15일에 지면 게재되었다.

mPAD의 다층 구조. 시료가 먼저 양 채널에 흘러 들어간 다음 시약이 흘러 들어가 검출 신호가 증폭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사진=KBSI 제공

권요셉 박사는 C.디피실 진단 원천기술 확보와 국산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례로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정확하면서도 저렴한 진단법을 제공해 기존의 고비용 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디피실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까지 알려져있지 않지만 국제 학술지 임상 전염병지'에 따르면 2019년에 미국 시카고 앤앤로버트로리아동병원 연구팀이 유아기에 C.디피실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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