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다량의 삼중수소, 인체 해롭지만 희석처리 시 위험하지 않아"
일본 어업계, "주변국과 지역주민 무시하는 오염수 방출 강력 비난"
그린피스, "탱크 안의 물은 처리되도 방사능 오염, 일본은 국내외적 거짓"
우리 정부, "강한 유감, 일본 정부에 오염수 처리 정보 검증 강력 촉구"
중국 정부, "일본이 책임있는 행동 해야...일본 측에 심각한 우려 표명"

2016 년 후쿠시마 다이 이치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 된 물 탱크 및 손상된 원자로 /블룸버그지 갈무리

13일 일본 정부가 지난 2011년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파괴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처리한 방사능 오염수 1백만 톤 이상의 태평양 방출 결정을 발표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화요일 각료 회의에서 태평양에 오염수를 방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며, 후쿠시마의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발전소 운영자인 도쿄 전력과 정부 관계자는 "소량으로는 유해하지 않은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물에서 제거할 수 없지만, 다른 방사성 핵종은 방출 허용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희석된 물을 배출하는 작업은 약 2년 후에 시작될 것이며, 전체 과정은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날 인용한 일본 경제산업성보고서에 따르면 도쿄 전력 홀딩스가 2년 동안 이 과정을 준비할 것이며 오염수 방출 전에 희석하여 방사능 모니터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환경단체와 주변국들은 이를 즉각 비난했다.

원전 사고 이후 10여 년 만에 나온 이번 조치는 수년째 반대해온 후쿠시마 어업계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지 마시오’라는 배너를 들고있는 활동가. /사진=그린피스

그린피스 일본은 "후쿠시마를 비롯한 일본,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민들의 인권과 이익을 완전히 무시하는 오염수 방출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 그룹의 기후·에너지 운동가 카즈 스즈키는 "일본 정부가 다시 한번 후쿠시마 주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방사성 폐기물로 태평양을 고의로 오염시키기 위해 완전히 부당한 결정을 내렸으며, 방사능 위험을 경감하고 핵 부지와 주변 지역에서 충분한 저장용량을 사용할 수 있다는 분명한 증거에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 내각의 이번 결정은 환경 보호에 실패했고,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과 일본 주변 시민들의 대규모 반대와 우려를 무시했다고도 했다.

지난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반대를 촉구하고 있는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사진=그린피스

원전 부지에는 약 125만 톤의 오염된 물이 축적되어 있으며, 매일 스며 나오는 빗물과 지하수가 포함되어 있다. 물은 유해한 동위 원소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여과되어야 한다. 하루에 약 140톤씩 증가하는 방사성 물은 현재 1000개 이상의 탱크에 저장되고 있다. 부지 공간은 내년 가을쯤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원자력 기구(IEA)는 삼중 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원소가 방출되기 전에 물에서 제거되거나 안전한 수준으로 감소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을 지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원자력 발전소가 폐수 처리를 유사한 프로세스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삼중수소가 다량으로만 인체에 해롭지 희석하면 처리된 물이 과학적으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역 어촌 공동체는 오염수 방출로 인해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수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후쿠시마 현지 어업협동조합 대표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어부들의 지지없이는 바다에 물을 방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일방적으로 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것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조치이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트윗 갈무리

한국과 중국, 대만은 이번 발표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이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한다며 국제적 공익과 중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 측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는 “앞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변 환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결정에 대해 심각한 유감”이며, "오염수 처리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검증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 중국시보는 2014년 대만과 일본이 체결한 '원자력 관리정보교환에 관한 각서'에 따라 일본이 원자력 폐수 처리에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 반드시 대만에 알려야 함을 지적했다.

그린피스 독일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는 “만약 오염되거나 방사능이 없다면 일본 원자력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탱크 안의 물은 실제로 처리되었지만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다”고 말했다. 일본정부가 국내외적으로 이 문제를 의도적으로 속이려하고 있는 ‘명백한 거짓’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그린피스는 스트론튬90, 요오드129, 플루토늄과 같은 방사성 물질은 수백 년간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숀 버니는 인체에 유전자적 변이와 암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허용치보다 적게는 백배, 많게는 2만 배 이상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8년 어획량은 위기 이전 수준의 16%에 불과했는데, 방사능 오염수 때문에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생선을 일본 국민이 먹기를 꺼린 탓도 있다./ 2019년 영국 가디언지 갈무리

케미컬 뉴스 도쿄 통신원에 따르면 요즘 도쿄의 주민들의 반 정도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구매하지 않고 있으며, 그 아래 지방 수산물을 먹으려 하기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가격은 적게는 50엔 많게는 300엔 정도 싸다고 전해졌다.

이번 결정은 연기된 도쿄 올림픽을 약 3개월 앞두고 내려진 것으로 일부 종목은 발전소로부터 6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