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첫 회의 소집
이번주 검토 중인 약물, '키트루다·티센트릭·옵디보'
해당 항암제들,국내 항악성종양제 신약 허가 목록에도 포함
2018년 연구, "항암제 신속 승인 중 5%만이 철회...55%는 후속 연구로 검증"
하버드 연구원들, "항암제 약 20% 만이 실제로 생명 연장"

종양의 확산을 줄이거나 늦출 수 있다는 초기 징후를 기반한 암 치료제 승인은 암환자들의 삶을 더 길게 혹은 나아지게 하고 있을까.

의학계에서 가장 어려운 논쟁 중 하나인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하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0년 만에 첫 회의를 소집했다. 25일 사이언스엑스의 의학전문지 메디컬엑스프레스에 따르면 FDA가 수명 연장과 개선에 실패한 여러 항암제의 승인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주목되고 있다.

FDA는 환자들을 위한 의약품의 가용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적인 연구의 지름길을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초기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약물을 단속하지 못해 값비싸고 입증되지 않은 항암제를 시장에 내놓았다고 말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매릴랜드의 연방정부 사무소 /사진=FDA 갈무리

펜실베니아 대학의 암 전문가 에제키엘 엠마노엘 박사는 "의사들이 이러한 약물을 사용하고 있고, 환자들은 그들이 실제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는 독성을 가진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투명한 상황 속에 환자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일 간의 FDA 회의는 전례없는 수준의 약물 개발에 의해 촉발된 업계 전반 검토의 일부다. 지난 2011년에 마지막으로 세 번의 동일한 회의를 연 바 있다. 데이터사 IQVIA에 따르면 미국의 항암제 지출은 2013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한 연간 6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새로운 약은 일반적으로 연간 9만 달러~30만 달러다. 이러한 항암제의 가격은 환자의 생존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다.

FDA가 효과가 없는 약물을 시장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이러한 접근방식에 대하여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논평에서 관계자들은 연구의 실패가 반드시 약물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논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4개의 제약회사가 FDA와 논의를 거쳐 여러 유형의 폐암과 방광암에 대한 항암약물을 자발적으로 승인 철회한 바 있다. 미국 의회는 1992년 약물 개발의 느린 속도에 대한 HIV 환자와 활동가의 항의에 대응해 예비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물 신속 승인 권한을 FDA에 부여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많은 약물이 더 빠르고 저렴한 시장 경로로 제공되었다.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Roche)의 블럭버스터 약물인 아바스틴(Avastin)은 유방암 승인을 받기까지 1년 이상이 걸렸는데 FDA는 생명을 연장하지 않고 위험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분명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와 단체 등으로부터 승인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번 주 검토 중인 약물은 머크(Merck)사의 키트루다(Keytruda), 로슈(Roche)사의 티센트릭(Tecentriq) 및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사의 옵디보(Opdivo)로 신체의 방어 시스템이 암을 인식하고 공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최근의 면역요업 물결의 일부다. 치명적인 형태의 피부, 폐암에 대한 생명 연장 효과를 보여주었고 또 방광암, 인후암, 간암의 형태를 포함해 다른 적응증에서 수십 개의 승인을 얻었다.

해당 세 가지 약물은 국내에도 2010~2019년 항악성종양제 신약 허가 목록에도 포함되어 있다.

2010~2019 항암제 신약허가 목록 /출처=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포인트경제CG

세 회사 모두의 연구에 따르면 모두 부정적이거나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검토 중인 몇 가지 사용을 모두 철회하더라도 이 약들은 다른 많은 표시에 대해 승인되어 있어 시장에 남아있을 것이고, 그것은 환자에 대한 관리를 크게 바꾸지 않을 수도 있다. 

신속 승인은 기술적으로 불충분한 요구를 채우는 역할을 하지만 오늘날 모든 항암제의 약 3분의 1이 중복 사용이 승인된 많은 약물을 포함해 이처럼 시장에 도달하고 있다. 

수년간의 연구 끝에 정부 검사관과 FDA 과학자들이 이를 철회하기 시작했고 2018년 연구에서 항암제 신속 승인 중 5%만이 철회되었으며, 55%는 후속 연구에 의해 검증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하버드 연구원들에 따르면 항암제의 약 20% 만이 실제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경우 종양 축소나 종양 성장 지연과 같은 예비 조치에 대한 두 번째 연구를 수행해 의약품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일부 암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입증되었으나 많은 경우가 그와 같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사진=프리픽 ⓒ포인트경제CG

한편, 우리나라 암 환자는 지난해 말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만 명을 넘어섰다. 2018년에 새로 암에 걸린 환자는 24만4천여 명에 달한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항암제는 빠르게 성장·분열하는 암세포에 작용해 효과를 나타내는 약제로, 성장 분열이 빠른 일부 정상 세포도 공격해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세포에는 위장관내 점막세포,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 모공세포 등이 있다. 입안이 헐거나 설사, 혈액세포의 감소, 탈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대구에 사는 70대 A씨는 소화기 쪽에 발생하는 희귀암으로 지난 5년간 수술과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다. 그녀는 아주 작은 항암제 한 알을 먹는 것이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A씨의 아들은 포인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담당 의사에게 "이제 해볼 만한 치료는 다 해봤으니 그만 요양원으로 모시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A씨의 가족들은 "더 힘들 때도 버텨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며, 담당의와 다시 상의해 추천을 받아 울산의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전이된 부분에 대한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도 이러한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효과적인 치료약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새로운 치료법의 발전과 함께 환자의 입장에서 최적의 맞춤화된 치료법과 현실을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

식약처의 2019년 의약품 허가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허가된 항암제는 69개 품목이며, 전체의 22.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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