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500년 전부터 멕시코와 중남미에서 자생했던 카카오나무
의식행사·통화·임금으로 사용될 만큼 귀한 대우
나폴레옹·마리 앙투아네트·오드리 헵번의 초콜릿 사랑
항산화 효과와 심장질환, 피로회복에 탁월
높은 칼로리와 혈당으로 비만과 성인병 우려, 여드름 관련성도 무시 못 해

초콜릿 /사진=픽사베이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코코아나무)의 열매 속에 있는 씨앗, 코코아 콩으로 만든다. 카카오와 코코아는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의 차이 정도로 보면 되는데, 카카오나무의 학명(Theobroma Cacao)은 그리스어 'Theobroma'에서 따온 것으로 '신의 음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멕시코와 중남미를 원산지로 하는 카카오 열매는 기원전 1500년 전부터 자생하고 있었고 이를 멕시코의 '올멕(Olmec) 문명'이 처음 사용하였다. 초콜릿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쓴 물'을 나타내는 아즈텍 단어 'xocolatl'이라는 설과 스페인 정복자들이 쓰던 마야어 ‘chocol(뜨거운)’과 ‘haa(물)’, 아즈텍어 atl(물)의 조합이라는 설 등이 있다.

초창기 초콜릿(핫 초콜릿)은 결혼식과 장례식 같은 신성한 의식행사에 주로 사용되었는데 당시에는 설탕이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과 다르게 주로 쓴맛이 도드라졌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역사학자들은 고대 마야인들에게 초콜릿을 정향, 계피, 고춧가루 등과 같은 향신료와 혼합하는 요리법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내기도 했다.

16세기 아즈텍 문서에 따르면 카카오 콩을 수 세기 동안 통화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만큼 귀중하게 여겨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카카오 콩 하나를 타말레(옥수수 반죽으로 만드는 멕시코 전통요리)와 바꿀 수 있고 카카오 콩 100개에 칠면조 암탉 1마리와 바꾸는 식인데 진흙으로 가짜 콩을 만드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미국 독립전쟁에서는 쉽게 상하지 않는 초콜릿을 임금 대신 사용하기도) 

우리가 생각하는 현대식 초콜릿 바의 탄생은 1847년이다. 앞서 네덜란드 화학자들이 단단한 초콜릿을 완성한 것에 영국 제과 업체 'J. S. Fry & Sons'가 설탕과 카카오 버터를 첨가해서 제품화했고, 발매 직후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제품화된 최초의 밀크 초콜릿은 영국의 '캐드배리(Cadbury)'사에서 선보였고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다.

영국 제과 업체 'J. S. Fry & Sons'가 설탕과 카카오 버터를 첨가해서 제품화한 초콜릿 /세계기록연구소 갈무리

초콜릿의 맛과 기능성의 매력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정복자 나폴레옹은 전장에서 초콜릿을 즐겨 먹은 것으로 유명하고, 마리 앙투아네트는 약의 쓴맛을 달래기 위해 약처럼 초콜릿을 먹던 것을 배려해 황실 약제사 쉴피스 드보브(Sulpice Debauve)가 '피스톨(PISTOLE)'이라는 전용 초콜릿을 만들어줄 정도였다. 2차 세계대전 시절 심각한 영양실조를 경험하기도 했던 오드리 헵번은 초콜릿 마니아로 유명한데, 그녀의 아들은 자신의 책에서 기근으로 힘들었던 헵번을 살리는데 초콜릿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75% 이상의 카카오 고형분을 함유한 다크초콜릿은 섬유질과 함께 항산화제가 풍부하고 다양한 항염증 효과를 가지고 있다. 허쉬 초콜릿사가 설립한 연구소에서는 다크초콜릿의 항산화 효과와 폴리페놀(polyphenol)·플라바놀(flavanol)과 같은 성분이 '슈퍼 푸드'로 불리는 과일들 보다 많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양한 과일 분말의 항산화능 및 폴리페놀 및 플라바놀 함량 /BMC 화학 갈무리

다크초콜릿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는 혈압을 낮춰주고 혈류를 개선해서 심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켜준다. 브리검 여성 병원과 하버드 의과대학이 497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초콜릿 섭취가 관상 동맥 심장병(CHD, coronary heart disease)과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초콜릿 우유는 운동 후 회복에 매우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초콜릿 우유에 포함된 마스네슘, 셀레늄, 아연, 요오드, 비타민 A·B1·B6·B12는 피로회복과 에너지 충전에 도움이 된다. 우유에 풍부한 칼슘이 뼈의 건강과 강도에 좋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초콜릿을 끊게 되면 좋은 점도 있다. 초콜릿은 칼로리가 높고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초콜릿 섭취를 줄이거나 끊는다면 이런 점에서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여드름은 먹는 음식과 밀접한데 초콜릿을 꾸준히 먹을 경우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여드름 병변의 전반적인 변화
여드름 병변의 전반적인 변화(모든 연구 참가자의 평균 여드름 병변수 (x축) (n=54)는 연구의 각 단계 (y축), 초콜릿 전, 초콜릿 후, 젤리빈 전, 젤리빈 후. 오차 막대는 평균의 표준 오차를 나타낸다.) /미국 피부과 학술지 갈무리

한편, 높은 인기 때문인지 초콜릿은 관련 기념일이 많은 것도 특이하다. 유럽에 초콜릿이 도입된 것을 기념해서 2009년 제정된 7월 7일 세계 초콜릿의 날(World Chocolate Day), 2월 14일 초콜릿을 선물하는 발렌타인데이이자 가나(세계적인 카카오 생산국)의 초콜릿 데이, 2월 1일 미국 전국다크초콜릿의 날(National Dark Chocolate Day), 7월 28일 미국 전국밀크초콜릿의 날(National Milk Chocolate Day) 외에도 각 나라별로 많은 초콜릿 관련 기념일들이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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