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벤젠, 시안화수소를 포함한 화학물질 대기 오염
미세먼지, 세제곱미터당 1000마이크로그램을 넘을 정도로 급증
WHO의 권장 안전 지침의 40배 이상
심각한 '에어포칼립스'의 범위에 속해
야쿠츠크의 여름 기온이 세계 평균보다 최소 2.5배 빠르게 상승

사상 초유의 폭염과 산불 피해를 입은 시베리아 /가디언지 영상 캡쳐
사상 초유의 폭염과 산불 피해를 본 시베리아 /가디언지 영상 캡쳐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알려진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 야쿠츠크(Yakutsk)에 전례 없는 폭염으로 인한 산불 피해로 유독성 연기가 발생해 세계 최악의 대기 오염을 만들고 있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의 보고를 인용한 가디언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와 오존, 벤젠, 시안화수소를 포함한 화학물질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지방당국은 32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혈류에 들어가 인체 장기를 손상할 수 있는 미세먼지(PM2.5)의 수준이 최근 며칠동안 세제곱미터당 1000마이크로그램을 넘을 정도로 급증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안전 지침의 40배 이상이다.

사상 초유의 폭염과 산불 피해를 본 시베리아 /가디언지 영상 캡쳐, 갈무리

20일 야쿠츠크의 실시간 대기질 모니터(에어풀룸연구)는 PM2.5 수준이 395마이크로그램으로 측정됐으며,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즉각적이고 중대한 영향으로 정의되는 '에어포칼립스'의 범위에 속한다.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는 공기(air)와 종말(apocalypse)의 합성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대재앙을 뜻한다.

야쿠츠크의 실시간 공기질 보고서(7월 21일 오후 7시 기준) /air plume labs 갈무리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과학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위기를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인 야쿠츠크의 여름 기온이 세계 평균보다 최소 2.5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시베리아 지역에서 비정상적으로 긴 폭염이 발생했을 때 1월부터 6월까지 평균보다 5℃ 이상 높게 지속하여 영구 동토층이 녹고 건물이 무너지며, 산불 시즌이 빠르게 대규모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배기가스와 산업 배출, 삼림 벌채, 기타 인간 활동으로 더 가속화된다고 한다.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는 지난 6월 1일 이후 사하 공화국의 산불로 인해 2003~2020년 평균보다 높은 65메가톤의 탄소를 방출했다고 보고했다.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 갈무리 (에어로졸 광학 깊이)
 (에어로졸 광학 깊이) 검은색 동그라미 친 곳이 야쿠츠크가 있는 사하 공화국이다.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 갈무리

산불의 연기에는 가장 오염된 도심보다 더 많은 독소가 포함되어 있다. 코페르니쿠스 수석 과학자 마크 페링톤은 야쿠츠크의 화재로 인한 대기 에어로졸 분석한 결과, 오존과 암모니아, 벤젠, 시안화수소와 같은 다른 잠재적인 물질 외에도 공기 1세제곱미터당 1000마이크로그램 이상의 미세먼지(PM2.5)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스모그로 유명한 베이징과 호탄, 뉴델리, 가지아바드와 같은 도시의 연간 평균은 100~110 사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와 함께 열악한 산림 관리와 취약한 규제, 예산 삭감이 산불 위험을 가중했다고 말했다.

에어플룸랩에서 21일 오후 7시께 서울의 공기질을 검색해보니 52 AQI(Plume 대기질 지수)로 대기오염도가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WHO에서 정한 최대 24시간 제한보다 높았다.

한편, 최근 유럽을 강타한 재앙적인 홍수 또한 지구 온난화의 결과 보고되었다. 기후 위기로 인해 더 높은 기온의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심각한 폭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점점 사라져가는 장마철과 사계절의 구분 등으로 이미 분명하게 기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기후위기로부터 생존하기 위해 비상행동에 나서자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더 가까이 들리는 이유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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