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어 죽는 것과 해충이 끼는 것을 보는 것
작은 솜덩어리처럼 생긴 깍지벌레
천연식물보호제의 고삼·데리스·멀구슬나무 추출물 성분

알고 나면 쉽지만 초보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니 어려울 수 있다. 삽목 등을 시도하며 작은 성공을 기뻐하고 식물이 더욱 좋아지는 어느 시점에 식물 초보 집사가 겪게 된다는 고난을 만나게 됐다.

그것은 식물이 결국 시들어 죽는 것과 처음 보는 해충이다.

시들어 잎이 타는 듯한 갈색으로 변색되거나 말라버린 식물들
시들어 잎이 타는 듯한 갈색으로 변색하거나 말라버린 식물들 ⓒ포인트경제

싱싱하게 잘 자라던 산호수 화분은 쑥쑥 자라 둘로 나눠 분갈이까지 해줬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잎이 갈색으로 변색하면서 타들어 가는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아름다운 무늬와 위를 향해 곧게 뻗은 자태를 자랑하던 스노우 사파이어 화분은 줄기가 완전히 땅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있는 모양을 보고 낙담이 들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2~3일 연휴 기간 동안 사무실에 오지 못해 습기가 부족했던 것, 선풍기 바람을 오래 쐬어서, 과한 습도 등이 떠올랐다. 흙이 통풍이 안 되어 곰팡이가 생긴 걸 수도 있다.

흙에 공기를 통하게 해주려고 분갈이를 해주거나 흙을 모두 털어내고 수경으로 바꿔주고 며칠이 지나자 다시 기운이 솟은 식물들이 있는가 반면 더 쪼그라들며 완전히 시들어버린 녀석도 있었다. 

또 하나의 고난은 해충이다. 언제가 한 식물 화분 줄기와 가지 사이에 하얗고 끈적이는 것이 붙어있는 걸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식물에서 나오는 액인 줄 알고 그냥 두었는데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고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깍지벌레가 잎과 가지에 여기저기 붙어있는 모습 ⓒ포인트경제

이 하얀 물질은 '깍지벌레'였다.

용인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식물의 해충은 진딧물, 깍지벌레, 민달팽이, 온실가루이 등이 있다. 깍지벌레는 식물체의 잎이나 줄기에 붙어 즙액을 빨아 먹는 해충으로 동그란 깍지처럼 생겼고, 2~3mm 정도로 우윳빛이나 갈색을 띤다. 작은 솜덩어리처럼 생겨서 벌레가 아닌 것으로 착각하지 쉬운 종류도 있다. 

적게 생겼을 경우 손으로 잡아 빼거나 눌러서 방제할 수 있으나 심하게 생겼을 때는 살충제를 사용한다. 유충까지 완전한 박멸을 위해서 3일 간격으로 3회 이상 뿌려줘야 한다고. 방제 후에도 죽은 깍지벌레는 잎에 그대로 붙어 있기 때문에 닦아내어 주는 게 좋다.

깍지벌레가 생긴 식물 화분을 다시 살펴보고 발생이 적은 부분은 털어주고 심하게 생긴 부분의 줄기는 잘라주었지만 완전히 없어질 기미가 안 보였다. 일단 다른 식물 화분들과 격리 하고, 처음으로 식물 보호 살충제를 사러 근처 대형 마트를 들렀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식물용 영양제와 살충제 제품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식물용 영양제와 살충제 제품들  ⓒ포인트경제

식물용 영양제와 함께 살충제가 진열된 곳에는 천연 식물보호제로 깍지용, 진디용 제품 등과 해충의 신경계를 마비시키는 '퍼메트린' 성분의 살충제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깍지용 천연 식물보호제 성분에는 ▲데리스나무추출물, ▲멀구슬나무 추출물, ▲고삼 추물물이 표시되어 있었다.

천연성분 식물보호제 제품표시 사항  ⓒ포인트경제

경상대학교 생물소재공학과 석사 논문 '고삼과 데리스 추출물의 몇 가지 농업 해충에 대한 살충활성'에 따르면 고삼(Sphora flavescens)은 한약재로도 쓰이는 다년생 본초로 고삼 뿌리의 75% 에탄올 추출물이 항균 효과를 가지고 있고, 데리스(Derris eliptica)는 생리 활성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천연 의약 및 병해충 방제로 유용하게 이용된다. 또한 멀구슬나무는 즙을 내어 농사용 친환경 살충제로 사용된다.

깍지용 천연식물보호제를 구매해 깍지벌레가 낀 식물에 뿌려주었다. 아직 경과는 지켜봐야 겠지만 일단 마음에 안심이 된다. 

ⓒ포인트경제
깍지벌레가 낀 식물의 줄기에 식물보호제를 살포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식물은 아름다운 자태로 싱싱한 실내 분위기를 주고 공기도 정화해준다고 하지만 생명이기 때문에 시들어 죽을 수도, 벌레가 끼거나 병이 들 수도 있는 게 당연하다. 슬기로운 식물 집사가 되기 위해서는 식물에게 받는 힐링만큼 더 많이 배우고 익혀야한다. 스트레스 받지말고 즐겁게.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