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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버터' vs '피의 아보카도', 딜레마에 빠진 인기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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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버터' vs '피의 아보카도', 딜레마에 빠진 인기 과일
  • 김민철 기자
  • 승인 2021.08.02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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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에 대한 관심과 소비는 전 세계적으로 급상승
다양한 영양분 및 효능, 여러 형태의 소비 방법으로 수요 증가
재배과정에서 환경파괴·수자원 고갈·큰 탄소발자국 등의 문제 유발
맛과 영양이냐 환경과 윤리냐의 딜레마 
'숲속의 버터' VS '피의 아보카도', 아보카도 딜레마 /사진=픽사베이 ⓒ케미컬뉴스CG
'숲속의 버터' VS '피의 아보카도', 아보카도 딜레마 /사진=픽사베이 ⓒ케미컬뉴스CG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으며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과일 아보카도. 코로나19로 인해 면역과 건강이 최대 화두인 만큼 아보카도에 대한 사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 및 농업 관련 전문 조사업체 라보뱅크(Rabobank)는 2021년 1월 미국 아보카도의 월 출하량이 3억2000만 파운드(약 14만 5천 톤)로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인당 소비량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는데, 1인당 연간 8.5파운드(약 3.9kg)의 아보카도를 먹는 수치다. 이 같은 상승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freshfruitportal
미국 아보카도 시장 지표(2001~2020)와 미국 아보카도 1인당 소비량(2010~2026) /freshfruitportal 갈무리

중국 역시 아보카도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과일을 직접 먹기보다 음료로 마시는 비중이 높은데 중국의 주요 음료 전문점들이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기획한 아보카도 음료들이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우유를 곁들인 스무디 외에도 다른 과일과의 조합, 다른 메뉴와의 세트화(化)가 자리를 잡아가며 아보카도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아보카도 수입은 약 1만3200톤으로 전년대비 61%가 증가했다. 이 같은 놀라운 수치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아보카도 수입량이 33배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그동안 봄·여름에는 미국산, 가을·겨울에는 뉴질랜드산이었던 수입처가 페루, 칠레, 멕시코 등으로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수입량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보카도는 칼륨, 섬유질, 엽산, 필수 비타민 및 미네랄이 풍부하다. 일리노이대학의 영양 연구 센터(Center for Nutrition Research)에서는 정제된 탄수화물 대신 신선한 아보카도가 과체중 및 비만 성인에게 포만감을 주고 식사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식재료로서는 과카몰리, 오일, 칩, 아이스크림, 토스트 등에 활용되며 로션, 헤어 컨디셔너 등 화장품의 영역에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아보카도 씨앗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서 미국 필라델피아에 2019년 설립된 Hidden Gem Beverage사(社)는 'Reveal'이라는 음료를 만들어냈으며, 멕시코의 Biofase사(社)는 아보카도 씨앗에서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을 생산하기도 한다.

아보카도 씨앗 추출물로 만든 음료 'Reveal'(왼쪽)과 아보카도 씨앗에서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 생산 제품(오른쪽) /Hidden Gem Beverage, Biofase 갈무리

이런 다양한 효과와 수요로 인해 개발도상국이나 저소득 국가에서는 아보카도 농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생산량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숲속의 버터', '녹색 황금'이라는 아보카도의 별칭의 배경이다.

하지만 아보카도로 인한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환경파괴, 그중에서도 삼림 벌채다. 아보카도를 재배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숲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이야기다. 멕시코 아보카도 생산량의 80%를 담당하는 미초아칸주(州)는 매년 15000~20000ac(에이커)의 소나무·전나무 숲이 아보카도 농장으로 전환된다. 한 해에 여의도의 25배에 이르는 면적의 숲이 사라지는 것으로 토양구조의 손상과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아보카도 재배에 많은 물이 소요되는 것도 문제다. 미초아칸주의 사례만 보더라도 단위 면적당 소나무·전나무 숲보다 아보카도 농장에 필요한 물의 양은 2배에 이른다. 아보카도를 재배하는 주요 국가들이 건조한 기후를 가지고 식수 부족을 겪는 국가들임을 감안하고, 재배에 사용되는 농약과 비료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고려하면 매우 심각한 문제다.

아보카도를 키우는 데 필요한 물의 양 /덴마크 탐사 미디어 연구센터 '댄워치(Danwatch)' 갈무리

전 세계적인 인기로 이동량이 많고 거리가 길어짐으로써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생산과 소비 전체 과정을 통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의 크기도 큰 것도 지적할 수 있다. 탄소 발자국이 작을수록 환경보호에 이로운 것을 고려하면 이미 바나나의 2배 이상에 이르는 아보카도는 친환경이 대세인 요즘의 기조와 거리가 멀다.

이 밖에도 아보카도 농장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노동착취, 마약 카르텔의 전횡 및 자금 창구가 되는 것 역시 자주 제기되는 문제다. 이런 문제들은 아보카도를 비윤리적 과일로 지목되게 하였고, 한때 아프리카 반군들이 군비 조달을 위해서 불법적으로 다이아몬드를 팔았던 '피의 다이아몬드'에 빗대 '피의 아보카도'라는 별명을 얻게 했다.

최근 몇 년간 아보카도를 보이콧하는 식당과 실천가들의 증가 추세와 아보카도 산업의 급성장은 묘한 대치를 보인다. 소비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미래가 과연 맛과 영양에 있을 것인지 환경과 윤리에 있을 것인지 주목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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