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의 마지막인 말복도 지나고 있다. 한창의 무더위도 꺾여가며 금세 다가올 가을에 대비해서 여름옷 정리도 필요한 시기. 여름 옷은 가볍고 섬세한 재질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서 현명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생활습관이다.

옷장 /사진=픽사베이

◆ 분류

정리할 여름옷을 보관할지, 고칠지, 나눔을 할지, 버릴지부터 분류해보자. '한 시즌만 입으려고 했던 옷이 찢어졌거나 망가졌을 경우 고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할 것인가?', '입기 위해서 샀지만 상황과 체형 변화로 포기해야 하는 옷은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어떨까?', '올해도 입지 않은 여름옷을 내년 여름에 입을까?'라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서 정리를 시작하자.

◆ 수영복

수영복은 바닷물이나 염소처리된 수영장 물, 땀, 로션, 햇빛 노출로 인해 재질에 불리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단순하게 보관하면 색이 바래고 천도 변질되어 신축성이 떨어지기 쉽다. 

수영복은 세탁 세제가 아닌 중성세제를 사용해야 하며 손으로 세탁해야 변형이 안 일어난다. 기능성 소재로 만들어져 있어 표백제나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면 손상이 일어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비틀어 짜거나 탈수기·건조기를 사용하면 소재에 손상이 가기 때문에 마른 수건으로 두드리듯 물기를 제거해 주고 모양 반듯하게 눕혀서 건조한다. 이때 직사광선을 피해 그늘에서 말려줘야 한다.

보관 전에는 확실히 말랐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습기가 남아있을 경우 곰팡이의 원인이 된다. 수영복을 옷장 깊은 곳에 넣을 때는 진공봉투를 사용하는데 이것도 곰팡이의 원인이 되는 공기나 습기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 면 의류

일단 얼룩이 있는지는 확인하자. 특히 겨드랑이와 옷깃 등을 주의 깊게 확인한다. 제때 제거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제거하기 어렵고, 벌레가 꼬일 수도 있다.

보관을 위한 세탁을 하기 전에 라벨을 보고 염소표백제를 사용하는지 산소표백제를 사용하는지 확인한다. 수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찬물로 세탁을 하고 마찬가지로 건조기의 높은 열로 건조하는 것은 피한다. 혼방면은 주름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가급적 옷걸이에 걸어 보관한다.

옷장 /사진=픽사베이

◆ 리넨 의류

천연소재로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리넨은 대표적인 여름 의류 소재다. 중성세제를 이용해 오염된 부분만 주물러 세탁을 하고 세탁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구김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세탁망에 넣어 울 코스로 빨래를 하는 것은 권한다.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면 잔사(섬유 가루)가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하자.

세탁은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고, 물 흡수량이 많기 때문에 다른 세탁물과 따로 건조하는 것이 좋다. 구김을 편 상태로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자연 건조한다.

장기간 보관을 하고자 할 때는 벌레와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 불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놓는 것이 좋다. 나중에 꺼낼 때는 물을 살짝 뿌려서 의류를 평평하게 펴준 뒤에 공기 중에 건조하면 옷 상태가 회복된다.

여름옷 /사진=픽사베이

◆ 시폰 & 실크 의류

얇고 비치는 시폰 의류는 단백질 섬유로 해충과 햇빛에 약하다. 드라이클리닝이 가장 좋은데 세탁을 할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고 옷을 넣었다 뺐다 하는 방식으로 가볍게 빨자. 비틀거나 구기지 말고 살살 주물러 물기를 빼고 그늘에 말리는 것이 좋다.

실크는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나 실크 전용 세제를 넣어 가볍게 손세탁 하는 것이 진리다. 실크 특유의 광택을 위해 일반 세탁 세제는 피하고 건조할 때는 평평하게 펴서 그늘에 건조하자.

◆ 옷걸이와 보관 상자

세탁소에서 주는 철사 옷걸이는 보관용으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옷의 무게에 따라 변형되기도 하고 코팅이 벗겨지기도 해서 보관용으로 적절하지 않다. 어깨를 확실히 지지해 주는 옷걸이를 사용하며, 주름방지용 치마 걸이·바지 걸이 등 용도에 맞는 옷걸이를 선택해서 보관에 활용한다.

여름 옷의 경우 주름을 고려했을 때 접기보다는 말아서 보관하는 것이 좋은 경우가 많다. 니트나 티셔츠는 잘 말아서 플라스틱 상자에 보관하면 공간이 절약된다. 종이 상자는 옷에 변색이나 얼룩을 일으킬 수 있고 사용된 접착제가 곤충을 유인할 수도 있다. 옷 사이에 신문지를 끼워주면 습도조절과 곰팡이 방지에 도움이 된다.

◆ 기타

드라이클리닝을 했을 때 세탁소에서 씌워준 얇은 비닐봉지는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깔끔하게 세탁한 느낌을 주지만 그대로 보관할 경우 습기를 가둬서 곰팡이와 변색을 유발할 수 있다.

가방에 옷을 넣어 보관할 경우 지퍼를 확실히 닫아 해충이 들어갈 일을 방지하고, 과다하게 채워 지퍼가가 벌어지거나 솔기가 찢어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 또 옷을 넣어 보관할 때는 무거운 옷이 아래로 가도록 먼저 넣는 것이 옷에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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