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EPA 과학자는 동료와 의논할 수 있어야"
내부 소통 금지는 과학적 품질과 무결성을 저해
"EPA가 PFAS와 같은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 검토를 고의 조작"
PFAS, 암·간질환·면역체계 관련 다양한 질병 유발...영구적 축적되는 화학물질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달 화학물질 부적절 평가와 관련해 과학자들에게 내부 고발된 이후 또다시 새로운 고발이 이어졌다. EPA가 부적절 평가뿐만 아니라 내부 과학자 동료들 간에 전문지식을 의논하는 것까지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EPA 과학자 공개에 대한 전송 서한(7월)/환경보호 조직인 PEER 갈무리

지난 6월, 환경보호 조직인 PEER에 따르면 EPA 직원은 PFAS(perfluoroalkyl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과불화화합물)와 같은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 검토를 고의로 조작하는 등 화학 안전오염방지국 내에서 ‘사기 및 부패의 충격적인 증거’를 공개한 바 있다. PEER는 잠재적인 정부 내부 고발자에게 자원을 제공하여 환경 문제를 익명으로 폭로하고 기관의 보복에서 도움을 주는 비영리조직이다.

PFAS는 음식이 붙지 않게 하는 프라이팬 코팅제, 소방용 폼, 직물, 식품 포장, 가구, 화장품, 살충제, 인조 잔디 등 광범위한 제품과 산업 공정의 얼룩 및 방수 등에도 사용되는 물질이다. 간 손상, 선천성 결함, 각종 암과 연관이 있어 인체에 유해하며, 영구 지속해서 축적되고 이동성이 높은 화합물이다.

몇 년 전 유럽 연합(EU) 국가들은 PFAS계열에 속하는 4700가지가 넘는 화학물질을 한 종류의 화합물로 처리하고, 규제하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지난 6월 PEER는 미국화학협회(ACC)가 거짓말로 진실을 왜곡하며 미국 노동자와 가족의 건강과 안전보다 화학 회사의 이익을 교묘하게 우선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미국 최초로 Maine 주가 2030년까지 PFAS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PFAS는 현재 미국 인구 97%의 체내에 침투해 있으며, 식수원을 통해 약 1억 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과불화화합물 위해평가 보고서'에서는 직업적 노출이 아닌 일반 국민에게서 과불화화합물의 노출이 안전한 수준이지만, 자료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했으며, 이와 관련한 정확한 노출평가 연구개발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형적인 PFAS 노출 경로 [이미지 출처=유럽환경청]
전형적인 PFAS 노출 경로 /이미지 출처=유럽환경청

지난달 케미스트리월드에 따르면 PEER는 EPA 감찰관이 트럼프 행정부 이전과 이후에 해당 기관의 공무원 관리자가 잠재적인 부작용을 식별하는 화학 위험 검토에서 일상적으로 삭제했다는 주장을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발달·신경독성과 발암성을 포함해 상당한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독성 우려가 없음을 나타내기 위해 보고서의 결론을 크게 수정했다는 것이다.

PEER 관계자는 이러한 모든 변경된 평가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근로자와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철회하고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내부 고발 과학자가 상관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도 했다.

PEER 웹사이트 갈무리

이번에 또다시 공개된 주장에서 EPA의 화학물질에 대한 다른 전문가와의 의사소통 금지가 새로운 화학물질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안전성 평가를 방해할 수 있어 우려되고 있다.

PEER는 EPA의 새로운 화학 프로그램에 위험 수행과 관련된 모든 전문 분야(흡입 독성학, 나노기술, 암 생물학, 동물 병리학, 역학, 발달 및 생식 독성학, 무기 화학 등)에서 훈련된 직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중요하다고도 했다. 전문가는 필요한 전문 지식을 갖춘 다른 전문가와 상의하여 지식 격차를 가장 쉽게 채울 수 있는데,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경험이 있는 동료들과의 의견 교환을 할 수 없다면, 불필요한 중복 작업으로 이어지고 시간과 세금이 낭비된다고도 밝혔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화학물질 평가의 과학적 무결성을 손상하고 정확한 위험정보가 완전치 반영되는 것을 막는 '남용 행위'로 궁극적으로는 작업자와 공공 안전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EPA는 화학물질 안전 사무소에 내부 정보 공유를 금지하는 규칙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반박하고 있다. EPA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주장은 OCSPP의 정책이 아니며, 이 정부는 과학이 기관으로서 하는 모든 일의 중추임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 간의 열린 소통과 협력을 촉진하는 문화를 육성하고 있으며, 적절한 관리와 조정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PEER는 EPA의 OCSPP와 함께 일했거나 현재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과학자들로부터 추가 정보를 받고 있으며, 곧 추가 정보 공개가 제출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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