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발적 발생으로 여전히 진행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가축전염병의 방역에 사용되는 생석회는 화학반응을 이용
물·인화성 물질과 따로 보관, 흡입 혹은 피부 접촉 주의 필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진행형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여전히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 시간이 점점 흐르고 코로나19로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지만 종식되지 않았으며, 지난 17일에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확산 우려와 함께 엄중한 상황이라고 다시금 언급한 바 있다.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로 양돈농장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발생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최근 3개월 발생현황과 발생건수 변화(7월30일 기준) /출처=농림축산식품부 ⓒ포인트경제CG

북한에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됐다는 소식 직후 시멘트 회사들의 주식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우리나라로의 유입이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방역에 대해 관심이 모였고, 가축전염병 방제에 사용되는 생석회(산화칼슘)가 떠오른 것이다. 생석회가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되다 보니 생석회 수요의 급증이 시멘트 회사에 긍정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예측이 만들어낸 모습이었다.

생석회(산화칼슘(CaO)) 사진 /SHC Techmicom 갈무리

사실 생석회는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시멘트는 물론 철강·제강 공정 시 불순물 제거제, 표백제, 건조제, 비료 등으로 사용되며 아프리카돼지열병 이전에도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과 같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방역을 위한 소독제로 쓰여왔다.

생석회는 석회석(CaCO3)을 1000~1200℃의 고온으로 가열하면 이산화탄소(CO2)가 빠져나오게 되어 형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생석회(CaO)가 물(H2O)을 만나면 수산화칼슘(Ca(OH)2, 소석회)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약 200℃에 이르는 열반응을 일으킨다. 농장과 축사의 소독은 이렇게 발생한 열을 통해 병원체를 사멸시키는 것으로 쉽게 말해 물을 뿌려놓은 상태에서 일정량의 생석회를 뿌리는 식이다.

열반응 이후 생성된 소석회는 강알칼리(pH 11~12)성을 띠는데 이를 통해 2차 단계로 화학적 소독이 유도된다. 방역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물에 생석회를 조금씩 넣어 만든 유제액을 살포하는 방식이다. 이때 산성 소독제를 함께 사용하면 중화되어 효과가 사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ASF 차단 방역 /사진=뉴시스
ASF 차단 방역 /사진=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 블로그 갈무리

소독 원리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관리와 사용상의 주의도 필요하다. 일단 물과 닿을 경우 강한 열발생으로 인한 화재 우려가 높기 때문에 생석회를 액체 및 인화성 물질과 같이 보관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실제 장마철 농가에서 생석회와 빗물과의 반응으로 자연발화의 원인이 된 화재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 중이다. 개봉 후 사용한 뒤에 남은 생석회 같은 경우는 비닐로 완벽하게 밀봉해서 보관해야 한다.

독성이나 유해성이 높지는 않지만 호흡기와 피부에는 강한 자극을 준다. 그러므로 생석회 사용 시 직접 접촉하지 말고 고무장갑이나 안전장갑, 방진복, 보안경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혹시 흡입을 했을 경우 노출 지역에서 즉시 이탈하고 심각할 경우 인공호흡이나 응급처치를 병행한다. 피부에 묻었을 경우 비누 또는 순한 세제를 이용해서 깨끗이 완벽하게 씻어내고, 눈에 들어갔을 경우 흐르는 수돗물이나 식염수로 충분히 씻어낸 뒤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한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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