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헤드에 많은 마이크로박테리아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좋지 않아
수도꼭지는 집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용품
습하고 청소에 소홀한 결과, 주기적인 청소와 교체 필요

샤워기 헤드는 박테리아가 자랄 가능성이 있는 장소/물 절약 솔루션 개발 및 판매 기업 Sparcio 갈무리

2018년 콜로라도대학의 환경과학협력연구소(CIRES)에서는 샤워기 헤드 내외부에 둘러싸고 있는 생물막(biofilm)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수집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마이코박테리아(mycobacteria)가 가장 많이 발견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박테리아다.

연구팀은 꼭 샤워기 헤드를 버리거나 샤워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뉴욕 랑곤 메디컬 센터(NYU Langone Medical Center)의 마르크 시겔 박사는 "우리 대부분이 샤워기 헤드의 마이코박테리아로 아프거나 폐 감염을 겪지는 않겠지만 면역이 저하된 사람이나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취약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수도꼭지 /사진=픽사베이

지난 3월 영국 애스턴대학교 미생물학 조나단 콕스 박사팀의 연구에서 생활용품 위생상태를 조사한 결과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검출되었다. 다음으로 주전자 손잡이, TV 리모컨, 화장실 변기 순으로 세균이 발견됐는데 일반적인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결과다. 조사에서 발견된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은 장염이나 피부 감염을 유발한다.

이런 결과에 대해 청소 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인디펜던트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확인한 주기적인 청소 여부와 세균 수준이 관련 있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 평소 더럽다고 여겨지는 변기와 같은 경우는 자주 청소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세균이 적지만, 싱크대 수도꼭지는 더럽지 않다고 여겨 청소를 소홀히 하거나 하지 않은 것이 이와 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0년 된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공중위생 기준치 보다 200배가 넘는 오염도, 11년 된 세면대 수도꼭지에서는 기준치의 75배가 넘는 오염도가 나왔다고 SBS에서 2015년에 보도한 바 있다. 수도꼭지 안에 있는 거름망에 수돗물을 타고 들어온 이물질이 쌓이게 되는데 이를 청소하지 않아왔던 결과다. 식재료를 씻거나 닦을 때 필수적이기 때문에 세균이 직접 인체에 들어올 수 있는데, 물때가 있는 곳에 증식하기 쉬운 레지오넬라균은 발열과 장염, 폐렴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레지오넬라 균종(Legionella species)에 의한 인체 감염, 레지오넬라증(Legionella) /서울아산병원 갈무리

샤워기 헤드나 수도꼭지 모두 습한 조건에 있어 세균 증식이 용이한 측면이 있다. 또한, 씻는 것과 관련 있기 때문에 필요성을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기적인 청소와 교체가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에 집콕 생활이 길어지는 만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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