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시기 혈관 건강 주의 필요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은 협심증과 심근경색
젊은 나이라고 안심할 수 없고, 조기폐경 여성도 주의 필요
가족력을 고려한 정기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이 최선의 예방법

심장 마비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심장 마비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지난여름 유로 2020 대회에서 덴마크의 국가대표 크리스티안 에릭센 선수는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한때 손흥민과 같은 팀 동료이기도 했던 에릭센은 다행히 주심과 선수들의 빠른 대처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정밀검사 결과 급성 심장마비로 밝혀졌다. 한창 전성기의 축구 선수이자 건강의 상징으로 보이는 운동선수에게도 심장마비는 찾아올 수 있다.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큰 시기는 혈관 건강이 취약해지는 시기다. 온도차는 혈관을 수축하게 만들고 이에 따라 심장이나 뇌혈관에 관련된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에릭센의 경우 응급조치가 잘 된 좋은 사례지만 심장마비는 돌연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은 협심증과 심근경색이다. 혈관에 기름 찌꺼기가 끼면서 좁아지는 것을 죽상경화증(동맥경화증)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주로 얘기하는 관상동맥 질환이 관상동맥에 죽상경화증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질병들이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흉통을 느끼는 증상이고,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좁고 딱딱해지면서 혈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서 심근이 괴사하는 것이다.

심장마비는 심장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동맥이 막힐 때 발생한다. /이미지=서울아산병원, Mayo Clinic 갈무리

보통 심장마비에 대한 이미지로 강한 흉통과 격한 반응을 떠올리곤 하지만 의외로 작은 증상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속 쓰림이나 피로, 가슴근육의 가벼운 뻐근함이나 긴장감 정도의 대수롭지 않은 증상에서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증상에 대한 개인적인 표현이 다르고 통증이 없는 경우(특히 당뇨병 환자)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주의 깊게 파악해야 한다. 일반적이지 않고 의심스러울 경우 심장 초음파나 심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심장마비 돌연사의 경우는 유전성 부정맥이 원인일 수 있다. 대한심장학회가 2007~2015년 국내 급성 심장마비 환자 1979명을 분석한 결과, 290명(14.7%)이 유전성 부정맥이 원인이었는데 대부분 40세 이전에 발생했다. 또한, 조기폐경 여성들의 경우 60세 이전에 심장마비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호주의 퀸즐랜드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40세 이전 폐경이 된 여성의 경우 50~51세에 폐경이 된 여성들에 비해 폐경 후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5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자연 폐경 연령과 최초의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폐경 연령과 심혈관 질환 발병(A), 관상동맥 심장 질환(B), 뇌졸중(C) 사이의 연관성.
자연 폐경 연령과 최초의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 : 심혈관 질환 발병(A), 관상동맥 심장 질환(B), 뇌졸중(C) /생명과학 저널 문헌 아카이브 'Europe PMC' 갈무리

심근경색증은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되는 극심한 흉통과 같은 심근경색증의 징후가 보일 경우 즉시 종합병원을 찾아 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빠른 대응은 당장의 생명은 물론 예후까지도 큰 차이를 만든다.

울산의대 박덕우 심장내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의 메디컬칼럼 '심장마비 경보'에서 심장마비 예방을 위해서 생활습관을 체크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권고한다. 아울러 심장이 싫어하는 것이나 죽상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

우선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경우 체크와 치료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포화지방·콜레스테롤은 혈관 건강을 위해 가급적 피하고,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며 금연하는 것은 당연히 심장마비를 피하는데도 좋다고 제시한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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