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에 함유된 마그네슘, 트립토판 등은 수면에 도움
바나나 섭취 후 수면장애평가 점수가 좋아진 연구도 있어
섬유질을 통한 소화개선과 적당한 포만감도 수면에 적절한 효과

바나나는 수면을 촉진하고 몸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포인트경제CG

잘 자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고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는 누구나 피하고 싶은 증상이다. 그래서 숙면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안되는데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 눈길을 잡는다. 바로 바나나 섭취.

바나나에는 수면을 촉진하고 몸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과 트립토판, 탄수화물, 칼륨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보통 크기의 바나나에는 약 32mg의 마그네슘, 0.011g의 트립토판, 27g의 탄수화물, 422mg의 칼륨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그네슘은 신체의 일주기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적절한 수면과 각성 시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준다. 매일 500mg의 마그네슘을 보충하면 수면 시에 생성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증가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감소하게 되어 빨리 잠들고 수면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트립토판은 필수 아미노산으로 신체에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바나나와 같은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트립토판이 뇌에 들어가면 세로토닌으로 전환되는데 세로토닌은 멜라토닌의 전구체로 작용하며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결국 트립토판의 섭취는 멜라토닌 수치를 높여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트립토판(tryptophan)의 화학구조

고탄수화물 식품은 트립토판의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으로의 전환율을 높여주고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준다. 여기에 칼륨은 밤에 있을 수 있는 근육경련을 줄여주기 때문에 수면의 질을 높여준다. 특히 고혈압 환자의 경우 칼륨 수치가 낮으면 수면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국제 학술지 '의학 및 연합 과학 저널(Journal of Medical & Allied Sciences)'에 실린 인도네시아 세벨라스마렛대학(Sebelas Maret University) 영양과학과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바나나 섭취가 수면 장애를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노인 62명을 바나나를 먹지 않은 대조그룹·하루 바나나 130g 섭취그룹·하루 바나나 260g 섭취그룹으로 나누고, 수면장애평가 도구인 IRS(Insomnia Rate Scale)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IRS는 8개의 평가 지표를 통해 0~25점의 점수를 매기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 장애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각 치료군의 수면 장애 점수 감소 차트
각 치료군의 수면 장애 점수 감소 차트(PI와 PII 모두에서 감소했다.) /이미지='바나나 복용량과 지속시간이 노인의 수면장애 감소에 미치는 영향' 

그 결과 하루 130g의 바나나를 먹은 그룹은 IRS 점수가 섭취 시작 7일 후 0.81점, 14일 후 2.43점이 감소했고, 하루 260g의 바나나를 먹은 그룹은 같은 기간 1.6점, 2.5점씩 낮아졌다. 바나나 섭취를 통해 수면장애가 감소, 즉 수면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혈중 멜라토닌의 농도가 증가하면 신체의 긴장이 풀리고 체온이 올라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고 설명하며, 고혈압 노인에게 7일간 바나나를 섭취하게 했을 때 잠이 드는데 걸리는 시간인 입면 잠복기(sleep latency)가 짧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바나나의 섬유질은 소화를 개선하고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소위 '배고파서' 잠을 못 자겠다는 경우도 있는데, 소화와 장기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도 적절하다는 것이다. 다만, 자기 직전에 먹기보다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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