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심한 폐암 환자일수록 일찍 사망할 확률 높아
폐암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우울증 해소에도 신경 써야

우울증과 폐암의 상관관계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최근 '심신의학(Psychosomatic Medicine)' 저널 온라인에는 우울증 증상이 악화된 폐암 환자의 경우 증상이 그대로이거나 개선된 환자보다 훨씬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여기에는 폐암에 대한 효과가 높은 새로운 치료법을 받은 환자들조차 우울증이 악화될 경우 수명이 단축됐다는 결과도 함께 포함됐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바바라 앤더슨(Barbara Andersen) 심리학 교수가 주도한 이 연구는 진행성 폐암(4기)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시작 당시 우울증과 불안장애 수준을 측정했고 8개월 동안 매달, 이후 최대 2년 동안 격월로 정기적인 인터뷰 및 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최초의 진단 당시 환자의 28%가 중간 정도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고 8%는 약간 높은 수준의 우울증이 있었으며, 나머지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바바라 앤더슨 교수(왼쪽)와 그녀가 주도한 연구 논문 'Psychological Symptom Trajectories and Non-Small Cell Lung Cancer Survival(심리적 증상 궤적과 비소세포 폐암 생존)' /Psychosomatic Medicine 갈무리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환자가 정기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울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심각한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더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한 확인됐다.

실제로 최초 우울증 수준 진단 후 3개월 기준으로 우울증이 없거나 경미한 수준이었던 환자는 15개월까지 생존할 확률이 50% 이상이었던 반면 중간 이상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던 환자는 생존율이 30%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우울증 증상이 개선된 환자의 1년 생존율은 64%인 반면 증상이 악화된 환자의 경우는 42%라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를 주도한 앤더슨 교수는 "폐암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는 효능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라는 의견과 함께 "진단뿐만이 아니라 환자들의 우울증을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치료법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6년 오리곤보건과학대학(Oregon Health & Science University) 연구팀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서 밝힌 연구도 이와 유사하다. 2003~2005년 사이에 폐암 진단을 받은 179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초기 단계 폐암의 경우 우울증 증상이 악화될수록 생존율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은 우울증 증상이 없는 사람에 비해 기준선에서 우울증 증상이 있는 사람에서 유의하게 더 높았다(위험비: 1.17, 95% 신뢰 구간 1.03~1.32). 추적관찰 시 우울증 증상이 새로 나타난 사람들의 사망률은 우울증 증상이 없는 사람들보다 1.5배 더 높았다(95% 신뢰구간 1.12~2.01). /OHSU '우울증이 폐암 생존에 미치는 영향' 갈무리

참가자의 38%인 681명은 폐암 진단 시 우울증 증상을 가지고 있었고, 105명은 폐암 치료 중에 새롭게 우울증이 생기는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우울증이 있었던 사람은 우울증이 없었던 사람에 비해 사망확률이 17%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이 없었던 640명에 비해 새롭게 우울증이 생긴 105명의 사망 위험이 50%가 더 높았다. 반면에 폐암 진단 시 우울증이 있었지만 1년 후 우울증이 없어진 사람들의 경우 원래 우울증이 없었던 사람과 사망률이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울증 증상 완화 및 치료가 폐암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생존에 분명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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