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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사진=프리픽, 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가을 제철 과일을 말할 때 배를 빼놓을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한국인이 주로 소비하는 6대 과일(사과, 복숭아, 포도, 감귤, 단감)에도 포함되는 배는 높은 인기 못지않게 다양한 영양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배는 일단 85~88%에 이르는 수분 함량과 높은 식이섬유 함유량으로 배변과 이뇨작용에 좋고 장을 청결하게 하는 정장작용이 탁월하다. 아울러 암모니아와 발암성 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의 체외 배출도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

Fig.1) 흡연자들(대기중 PAHs 노출자)에서 PAHs 대사산물생성에 대한 배의 억제효과 조사하기 위하여 20세 전후 남자 흡연자(n=16)를 대상으로 배 섭취 전후에 따른 PAHs 대사산물인 1-hydroxypyrene (1-OHP)의 뇨 중, 혈중 농도를 HPLC를 통해 정량함. Table 1) 매일 1개씩 배를 섭취하게 한 후 제 2일째 되는 날 및 4일째 되는 날의 평균인 배섭취 후 뇨 중 1-OHP는 배섭취 전보다 유의적으로 낮아 체내에서 PAH류 대사산물의 신속한 배설이 48시간 이내에 이뤄졌음 을 시사했다. /JCP '한국산 배(梨)의 항돌연변이 및 항암효과' 갈무리

암예방저널(JCP, 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실린 국내 연구 '한국산 배(梨)의 항돌연변이 및 항암효과'에서 한국산 배는 세포와 동물실험을 통해 PAH유래 돌연변이 및 발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관찰되었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기전으로 인체실험을 통해 신속하게 반응성 대사산물을 배출하여 체내 잔유를 막아 암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PAHs에 대한 설명 /이미지=오리건 주립 대학교 갈무리
PAHs에 대한 설명 /이미지=오리건 주립 대학교 갈무리

또한 배는 나트륨, 칼륨, 칼슘의 함량이 높아 산성화 된 혈액을 중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으며, 피로해소와 면역기능 강화에 좋은 유기산·비타민·아미노산·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함유되어 있다. 배 껍질에 많은 펙틴과 폴리페놀 화합물은 고혈압과 뇌 혈류를 조절하기 때문에 뇌혈관질환에 좋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효소 활성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기침, 천식 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2018년 한국산 배는 김, 라면을 포함해 '대미 주요 수출품 탑5' 안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음료 '갈아만든 배'가 히트한 호주에서는 한국산 배의 숙취 해소 효능에 관한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The 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 CSIRO)는 한국산 배가 알코올 대사와 관련된 ADH(alcohol dehydrogenase)와 ALDH(aldehyde dehydrogenase)에 작용해서 알코올 흡수를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음주 전에 배즙을 마실 경우 알코올로 인해 생성되는 독성 물질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멜버른에 위치한 'Bae Juice Australia'사(社)는 한국산 배 100%로 만든 'Bae Juice'라고 홍보하고 있다. 파우치형 패키지로 만들어진 이 음료는 호주 주류 유통사인 Dan Murphy's와 BWS, 슈퍼마켓 체인 IGA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제품에 한글로 '배주스'라고 써있는 제품 사진과 '100% 한국산 배즙만 들어있다'는 광고 카피 /'Bae Juice'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에는 배의 항산화와 미백 효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배 품종별 생육 단계에 따른 산화 방지 및 미백 효과'에서는 배에 들어있는 알부틴(arbutin, hydroquinone-D-glucopyranside),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 에피카테킨(epicatechin) 등의 항산화 능력을 주목한다.

논문에서는 품종과 생육기간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항산화 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식품이나 건강 기능성식품, 화장품 소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피부 미백 관련 기능성 소재로써 활용가치도 있어 농가 소득에도 기여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포함되어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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