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의 신축 경기장 중 컨테이너로 만든 '라스 아부 아부드(Ras Abu Aboud) 스타디움'
건설 비용·건설 기간·폐기물 절감의 장점과 해체 후 재활용 계획 돋보여
야시장·지역 명소·문화공간을 구성하는데 자주 활용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이 순항 중이다. 남은 일정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본선 진출이 매우 유력한데 축구 통계 사이트 'WE GLOBAL FOOTBALL'에서는 이라크와의 경기 이후 우리나라의 진출 확률을 99.95%로 측정하기도 했다.

'라스 아부 아부드(Ras Abu Aboud) 스타디움 ⓒqatar2022
'라스 아부 아부드(Ras Abu Aboud) 스타디움 ⓒqatar2022

카타르 월드컵에 사용되는 경기장은 총 8개로 이 중 7개는 신축 경기장이다. 새로 지어진 경기장들 중에 컨테이너로 만든 4만 석 규모의 '라스 아부 아부드(Ras Abu Aboud) 스타디움'은 여러모로 눈길을 잡는다.

걸프만 연안에 위치한 라스 아부드 스타디움은 카타르의 국제 전화 코드 번호 '974'에서 착안, 974개의 화물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경기장이다. 컨테이너를 블록식으로 사용한 것은 물론 착탈식 좌석, 모듈식 구성을 통해 건설과 해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라스 아부 아부드(Ras Abu Aboud) 스타디움' ⓒqatar2022
'라스 아부 아부드(Ras Abu Aboud) 스타디움' ⓒqatar2022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의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남아있는 경기장의 용도 문제를 꼽는다. 이에 7경기를 치르게 되는 라스 아부드 스타디움은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 바로 해체할 계획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컨테이너를 배치하는 모습 ⓒqatar2022

그 결과 건설 비용을 절약하고 건설 기간을 단축한 것은 물론 철거가 쉬워 폐기물 절감에도 효과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해체된 컨테이너와 의자, 지붕 등은 국내외 시설 재료나 다른 행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했으며, 스포츠 인프라가 필요한 곳에 기부도 가능하다고 주최 측은 설명한다.

컨테이너를 건축물이나 명소로 활용하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컨테이너 매장의 저렴한 비용과 편의성을 살려서 야시장을 만들어 명소화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었던 '제트 컨테이너 야시장(Jet's Container Night Market)'과 '방콕 아트박스(ARTBOX Thailand)'가 대표적이다.

제트 컨테이너 야시장 /tripadvisor 갈무리
방콕 아트박스 ⓒjustgola 

이런 야시장들은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하다 보니 저렴한 임대료가 가능했고 이는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여행객이나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고 공연· 촬영 등과 같은 문화활동도 가능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현재 제트 컨테이너 야시장의 경우는 토지 임대료의 상승으로, 아트박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폐쇄되었거나 운영이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팝 브릭스턴(Pop Brixton)'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컨테이너로 50여 개의 바·음식점·숍·공방 등을 구성, 2015년 5월에 오픈하며 2020년까지 1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도 성업 중이다. 오전 9시에 열고 요일에 따라 23시 혹은 자정까지 영업을 한다.

(상단) 프라이빗 파티, 행사 등 다목적 이벤트 공간, (하단) 촬영을 위한 장소 ⓒpopbrixton 

우리나라의 경우 116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성동구에 있는 '언더스탠드에비뉴(UNDER STAND AVENUE)'가 대표적이다. 서울숲 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언더스탠드에비뉴는 2016년 4월 18일 개관한 문화공간으로 청년 창업가 지원과 어르신 일자리 마련, 취약 계층 고용을 목적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 플랫폼으로 시작됐다.

물화 플랫폼 '언더스탠드에비뉴' ⓒUNDER STAND AVENUE

양쪽으로 늘어선 컨테이너 덕분에 거리처럼 형성되어 있으며 카페·음식점·공방·대관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간 130만 명 이상이 찾는 지역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도 61개의 컨테이너를 이용해 공연장·갤러리·창작스튜디오 등을 구성한 '창동 플랫폼 61', 복합패션문화공간을 표방하며 올해 10월 1일에 정식 개장한 대구의 '펙스코(FXCO)'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플랫폼 창동 61(왼쪽), 펙스코(오른쪽) /사진=도봉 문화관광, fxcomall 갈무리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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