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면적과 높은 인구밀도의 홍콩,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 고심
고층 빌딩 옥상에 음식물 쓰레기 퇴비 활용한 도시농장 시도
팔리고 남아 버려질 빵 활용해 만든 수제 맥주 론칭
음식물 쓰레기 활용 유기농 농장 체험 프로그램 포함된 호텔 패키지

'홍콩에 대한 음식물 쓰레기 & 야적장 폐기물(2014-2022)'과 '홍콩의 폐기물 설계도(2035)' 표지/이미지=readkong, 홍콩 환경국

홍콩은 서울의 1.8배 정도 크기에 인구 750만 명이 밀집해서 살다 보니 대도시들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들을 마주하고 있다. 쓰레기 문제, 그중에서도 음식물 쓰레기 문제 역시 홍콩도 예외는 아니다.

전체 쓰레기의 30%, 매일 약 3300톤이 매립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해 고심을 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2014-2022 홍콩 음식물 쓰레기 및 야적장 쓰레기 대책(A Food Waste and Yard Waste Plan for Hong Kong 2014-2022)'과  '2035년 홍콩 폐기물 청사진(Waste Blueprint for Hong Kong 2035)'을 수립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간분야에서도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도입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2035년 폐기물 청사진 요약과 홍콩 및 기타 도시의 국내 배출원(연간)/이미지=readkong, 홍콩 환경국

2008년에 완공된 68층 높이의 '원 아일랜드 이스트(One Island East)' 옥상에는 농장이 들어서 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재단이 사회적 기업 '타이쿠 플레이스(Taikoo Place)'와 '루프탑 리퍼블릭(Rooftop Republic)'과 협력해서 설치한 이 도시 농장은 음식물 쓰레기 수거 프로세스와 접목, 수집된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전환해서 작물 재배에 활용할 계획이다.

홍콩에서 가장 높은 도시 농장인 One Island East의 루프 /사진=prc-magazine 갈무리

부지 조건과 일조량, 운영 모델 등의 타당성 조사를 거쳤으며 30가지 이상의 유기농 제철 작물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9월 처음 수확한 24kg 상당의 채소는 푸드뱅크에 기부하기도 했는데 참가 기업들은 음식물 쓰레기 감소와 지역사회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홍콩과학기술대학(HKUST) 학생 4명은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지는 빵을 활용해서 만든 수제 맥주 '브리얼(Breer)'을 론칭했다. 유명 베이커리 체인과 대형 슈퍼마켓에서 남은 빵을 수거해서 맥주 제조에 사용되는 맥아(보리)와 효모의 약 30%를 충당,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친환경적 '업사이클 맥주(upcycled beer)'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버려지는 빵을 활용해서 만든 수제 맥주 '브리얼(Breer)' /사진=foodie 갈무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는 이 팀은 "원재료의 일부를 버려지는 빵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며 연간 9.2톤의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라고 설명한다. 브리얼은 현재 인터넷과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쉐라톤 홍콩 통총 호텔(Sheraton Hong Kong Tung Chung Hotel)’은 지난 7월 ‘패밀리 팜케이션(family farmcation)’ 패키지를 출시했다. 가족 단위 투숙객을 공략하기 위한 상품으로 호텔 인근에 위치한 유기농 과일 및 채소 농장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특색 있는 농업 활동을 기반으로 친환경적인 음식물 쓰레기 해결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투숙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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