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8건, 2020년 75건...올해는 10월까지 82건
(2.23) 과산화수소 정제공정 폭발사고
(3.18) 광개시제 제조공정 폭발·화재 사고
(4.7) 아산화질소 제조 반응기 폭발 사고
(7.16) 염산 저장탱크 누출 사고
(8.9) 광학매체 원료 제조공정 누출 사고

화학물질 사고현황(2014~2021년) /화학물질안전원

화학물질안전원의 화학물질 사고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발생건수는 감소 추세이다가 2019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58건, 2020년 75건이었고, 올해는 10월까지 82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광개시제 제조공정 폭발·화재 사고로 공장 6개 동이 전소되고 작업자 1명이 사망했고, 4월에는 아산화질소 제조공장 내 질산암모늄 열분해 반응기 폭발 사고가 났는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 따르면 '화학사고'란 화학물질이 사람이나 환경에 유출·노출되어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말하는데 지난해 환경운동연합은 현장에서 명확한 판단기준도 없이 현장 수습조사관의 주관에 따라 화학사고 또는 일반사고로 분류되고, 사고내용과 인명피해 정도 등이 각각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인 화학사고 827건의 사고정보와 사후조치 등을 검토한 결과,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사망자가 생긴 46건 중 31건은 일반사고로 분류되었다. 유사한 화학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사고로 분류된 건은 464건(56%). 이로 인해 사고 원인, 사고 물질, 피해 규모 등 화학사고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취급시설이 수시검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사후 안전성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계속 사용되어 사고 재발이 될 수밖에 없다"

-환경운동연합

올해 화학사고는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을까?

27일 환경부는 올해 발생한 주요 화학사고 원인 조사를 통해 유사사고 재발방지 방안을 제시하고, 사례집을 배포한다고 밝혔다. 화재, 폭발, 누출 동반 등 복합사고와 이상반응 사고, 반복 사고를 중심으로 5건의 화학사고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2월23일, 과산화수소 정제공정 폭발사고
2021년 3월 18일, 광개시제 제조공정 폭발·화재 사고
2021년 4월 7일, 아산화질소 제조 반응기 폭발 사고
2021년 7월 16일, 염산 저장탱크 누출 사고
2021년 8월 9일, 광학매체 원료 제조공정 누출 사고

사고기록 분석- 사고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 분석 결과 내부 점화로 인한 폭발로 확인됨 /'과산화수소 정제공정 폭발사고 사례' 환경부

지난 2월 과산화수소 정제공정 폭발사고는 이온교환수지의 금속 불순물과 과산화수소 반응으로 분해열이 점화원으로 작용해 반응기가 폭발한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됐다. 환경부는 금속이온 농도가 낮은 이온교환수지로 변경하고 제어장치를 연결, 공정 간소화로 오조작 예방, 안전운전절차서 보완 등의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P1 공장동의 폭발로 인한 화재 전이 사고로 6개 건물동이 모두 전소 /
P1 공장동의 폭발로 인한 화재 전이 사고로 6개 건물동이 모두 전소 /'광개시제 제조공정 폭발·화재사고 사례' 환경부

지난 3월 LCD 기초소재 제조시설에서 광재시제(LCD, OLED Display 감광재용 기초소재 등) 화학제품 생산과정 중 이상반응에 의해 폭발 후 화재 발생으로 시설이 전소됐던 사고는 반응기에 염화알루미늄(AlCl3)을 오투입해 급격한 이상반응으로 인화성 증기운이 형성되어 점화원에 의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환경부는 물질별 전용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해당 물질명 표시, 반응기 투입방법 개선, 공정위험성 평가 시 물질 간 혼용성 감토 등의 예방대책이 필요하고 했다.

CCTV 영상분석 /'아산화질소 제조 반응기 폭발사고 사례'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지난 4월 아산화질소 제조공장의 질산암모늄 열분해 반응기에서 온도 조절 실패로 인해 반응기 내부가 폭발한 사고에서는 차압식 레벨트렌스미터 기능 저하로 반응기 내 질산암모늄 용액의 온도 조절 실패, 급격한 열분해 반응으로 반응기 내부가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레벨트렌스미터 변경과 냉각수 공급 배관계통 위치 변경, 소요배출 용량 이상 안전변 설치, 제어시스템 교체 권고 등의 예방대책을 내놨다.

'염산 저장탱크 누출사고 사례' 사고원인과 현장 사진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지난 7월 염산 저장탱크 누출 사고는 사업장 내 옥외 염산 저장탱크의 하부 배관 플랜지 체결 부분이 헐거워져 저장된 염산이 누출되었다. 플랜지의 연결 볼트가 장기간 화학적 부식에 의해 나사부 두께가 감소되어 헐거워진 플랜지 체결부위로 염산이 누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사고로 인근 주민 11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고, 사업장 인접 산림 일부 및 농작물이 고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부식성 물질 취급공정 내산성 재질 사용과 플랜지 체결부위 주기적 점검, 취급시설 설치 시 수리 및 점검, 보수를 위한 작업공간 확보 등이 예방대책으로 언급됐다.

사고발생 시설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지난 8월 광학매체 원료 제조공정 누출 사고에서는 반응기에 과망간산칼륨(KMnO4)을 주입하던 중 혼합된 물질이 이상반응으로 역류해 반응기 맨홀을 통해 공장 내부로 누출되었다. 이 사고로 작업자 4명이 부상(중상 1, 경상 3)을 입었다.

2014년 충청남도 홍성군의 액정 발광물질 생산공정 반응기 누출사고와 지난해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페놀-포름알데히드 수지 반응기 누출사고 등이 이와 유사 사고사례로 꼽힌다.

예방대책으로 원료물질과 반응성이 없는 윤활유로 변경하고 중류 및 세정 단계에서 외부 불순물 유입을 차단하고 돌비 현상(Bumping:액체가 끓는점 이상에서 외부 불순물 또는 이물질의 유입 등에 의해 갑자기 끓어오르는 과열현상) 방지 장치 설치 등이 요구됐다.

화학물질안전원은 사고가 발생한 업체를 대상으로 취급시설 안전관리 지침 정보를 제공하고, 잔류 화학물질 처리지원과 비상대응계획 검토 등 사고재발방지를 위한 예방대책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원인 조사를 확대하고 유형별 제도 개선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LG그룹은 지난 7년 동안 가장 많은 화학 사고를 일으킨 기업이다." /환경운동연합

한편, 지난 1월 경기 파주 LG디스플레이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2달 만에 40대 노동자가 사망하면서, 3월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화학물질 안전망이 뚫린 사이 크고 작은 화학사고가 연일 끊이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에도 일터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노동자들만 계속 목숨을 잃고 있다"며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안전 검증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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