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앞에 근조 화환 보낸 꽃관련 종사자분들의 목소리
대전, 강원, 천안 등 지방 여러 곳의 꽃집 비우고 올라와
한국플로리스트협의회, 비용없이 즉각 실행 위해 '셀프 출입증 목걸이' 방안
협의회와 도매시장 간 협의해 '포스터 붙이기', '출입관리시설 설치·운영' 등 계획

근조 화환은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삼가 슬픈 마음을 나타냄’이라는 의미의 ‘근조’와 ‘생화나 조화를 모아 고리같이 둥글게 만든 물건’을 뜻하는 ‘화환’을 의미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앞에 수십개의 근조화환이 세워져 있다. /사진=포인트경제 독자 제보

13일 오전 세종정부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 수십 개의 근조 화환이 세워졌다. 무슨 일일까.

지난 7일 본지 '[꽂값 폭등] ①"국내 화훼 시장 유통구조 깨져"...꽃집·학원 폐업 위기'에서 지속되는 국내 꽃 도소매 분리 문제와 상인들 및 플로리스트들의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최근 꽃값 폭등과 함께 국내 화훼유통 구조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가운데 꽃 관련 업계 사람들이 모여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목소리로 행동에 나섰다.

13일 오전 8시 한국화훼유통 도·소매 분리 추진위원회는 세종정부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근조 화환 수십 개를 세워놓고 화훼 유통 도·소매 분리를 주장했다. 이날 한국플로리스트협의회 관계자와 플로리스트들을 비롯해 대전, 강원, 천안 등 지방 여러 곳에서 꽃 소매상인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전 8시경 세종정부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한국화훼유통 도·소매 분리 추진위원회는 30여개의 근조화환을 세워놓고 화훼유통 도·소매를 분리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포인트경제 독자 제보

농림부 앞에 세워진 근조화환에는 '꽃 유통 후진국', '폭리 취하는 도매, 꽃은 점점 멀어진다', '꽃집 죽이는 농림부, 탁상행정 반성하라', '도소매 분리 촉구, 유통공사 반성하라' 등의 글귀와 함께 농가와 도·소매가 모두 살기 위해서 꽃 시장의 도·소매 분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커뮤니티를 통해 한국플로리스트협의회는 "지난 며칠간 여러 도매상인들을 직접 만나 조율하고 상의하는 과정 중에서 의심스러운 답변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2018년 출입증 도입을 시도한 때 대부분의 플로리스트들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다니지 않았는데, 이번에 출입증 목걸이 도입을 통해 도소매 분리를 한다고 해서 그 의지가 얼마나 갈 것이며 얼마나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이냐'라는 것이었다.

13일 오전 8시경 세종정부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한국화훼유통 도·소매 분리 추진위원회는 30여개의 근조화환을 세워놓고 화훼유통 도·소매를 분리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포인트경제 독자 제보
13일 오전 8시경 세종정부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한국화훼유통 도·소매 분리 추진위원회는 30여개의 근조화환을 세워놓고 화훼유통 도·소매를 분리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포인트경제 독자 제보

이에 협의회는 "모두의 의지와 변화 요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몇 년 전보다 더욱 단결된 모습과 강해진 의지를 도매상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선 쉽게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셀프 목걸이(출입증)를 만들어 행동하고자 하며, 비용적 시간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비용 없이 즉각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11일에 공유한 목걸이 양식을 개별 출력해서 오는 14일(금) 자정부터 목걸이 착용을 부탁한다. 도매시장에 방문하는 모든 플로리스트들이 통일된 양식의 출입증 목걸이 착용하고 착용인증샷을 '챌린지 캠페인'으로 SNS 등에 홍보해 달라"

SNS에 올라온 목걸이 출입증 양식(왼쪽)과 인쇄한 출입증 사진 /한국플로리스트협의회 인스타그램 갈무리

또한 도매시장에 포스터 붙이기 등 단기적 실행은 협의회와 도매시장 간 협의한 후 추진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출입관리시설 설치와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시즌 상한가 도입 등 다양한 실행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13일 오전 8시경 세종정부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한국화훼유통 도·소매 분리 추진위원회는 30여개의 근조화환을 세워놓고 화훼유통 도·소매를 분리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포인트경제 독자 제보

협의회는 "도매시장의 사장님들, 임원, 업계 전문가, 법률전문가, 농가 등을 직접 만나 다각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며, 가장 확실한 실행방안에 대해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많은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으니 함께 동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의 목적은 이슈화가 아닌 변화다"

화훼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는 현재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차세대 플로리스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되면 국내 꽃시장과 문화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의 궁긍적인 목표는 미래의 꽃일을 하는 모든 종사자들이 같이 상생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꽃집 소상공인은 "우리의 목적은 이슈화가 아닌 변화다. 부당함을 고발하고, 불공정을 바로잡아 종사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일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 함이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12일 1인 릴레이 시위와 13일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14일 오후 1시부터 국회 집회와 17일 세종정부청사 농림부에서도 화훼인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수정(2022.1.13.오후 2:42)
한국플로리스트협의회는 (사단법인)한국플로리스트협회와는 관련이 없으며, 국내 화훼업계 종사자분들과 플로리스트들을 주축으로 최근 만들어진 협의체입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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