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물질 및 미세플라스틱으로 해로운 담배꽁초
사이-클로프(Cy-Clope)는 대체에너지 연료로
트루스피릿 담배회사는 펠릿으로 재활용
호주 연구팀의 담배꽁초 첨가한 벽돌·아스팔트는 세계적으로 적용 중 
우리나라는 퇴비화 비롯 담배꽁초 재활용에 대한 시범사업 진행 중

길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골치 아픈 대표적인 쓰레기로 담배꽁초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환경부의 추정에 따르면 하루 평균 길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약 1246만 7천 개에 달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담배 판매량의 3분의 2가 담배꽁초로 버려진다고 추산한다.

담배꽁초에는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니코틴·암모니아·비소·수은 등 수천 가지 유해 물질이 있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또한, 우수관을 막아 배수를 방해하며 바다로 유입될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해양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진행 중이며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2015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기업 사이-클로프(Cy-Clope)는 '도시 재떨이'를 통해 담배꽁초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역이나 쇼핑센터, 놀이공원 등 도시 곳곳에 위치한 흡연구역에 대해 설치 가능 여부와 수집 빈도, 관리 방식 등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전용 재떨이(개당 4200~10000개 용량)를 설치해서 담배꽁초를 수거한다.

사이-클로프 도시 재떨이 설치 예
사이-클로프 도시 재떨이 설치 예 /사진=사이-클로프(Cy-Clope)

이렇게 수거된 담배꽁초는 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인 케미렉(CHIMIREC)의 공장으로 옮겨진다. 여기서 자동차 오일이나 산업 슬러지, 페인트와 같은 유해 폐기물과 혼합되어 분말화 과정을 거쳐 대체에너지 연료(Combustible de Substitution Energétique, CSE)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생산된 결과물은 주로 시멘트 생산 업체나 전력 생산 업체의 연료가 된다.

케미렉(CHIMIREC)의 폐기물을 대체에너지연료로 변환하는 과정 /케미렉(CHIMIREC)

재팬타바코(JT·Japan Tobacco Industry)의 자회사 트루스피릿 담배회사(TRUE SPIRIT Tobacco Company)는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기업인 테라사이클(재팬)과 2014년부터 담배꽁초 재활용을 시작했다. 담배꽁초의 필터를 다른 부분과 분리해서 열로 녹여낸 뒤 폴리에틸렌과 혼합해서 펠릿(Pellet, 압축해 만들어진 작은 조각)을 만들어 재자원화 하는 것이다.

재자원화된 펠릿 /newswitch

회사는 지역의 담배점이나 비영리단체(NPO), 기업 등 다양한 단체로부터 담배꽁초를 받아 작업을 진행하며 담배꽁초를 제공해 준 곳에는 환경보전단체를 지원할 수 있는 포인트를 부여해 주는 혜택을 준다.

최근에는 담배꽁초를 섞은 아스팔트와 벽돌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RMIT) 연구팀이 2017년 전문지 〈건설과 건자재(Construction and Building Materials)〉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담배꽁초와 아스팔트를 섞은 혼합재를 쓴 도로는 강도가 높아져 더 많은 교통량을 견딜 수 있고 열전도를 낮춰 열섬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압바스 모하제다니(Abbas Mohajerani) 조교수는 이에 앞서 2016년에는 담배꽁초를 벽돌에 재활용하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흙벽돌을 반죽할 때 담배꽁초를 넣으면 벽돌을 굳히는 불을 피우는데 소모되는 에너지 사용량이 최대 58%까지 낮아지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압바스 모하제다니 교수와 담배꽁초를 재활용한 벽돌 /squareone
압바스 모하제다니 교수와 담배꽁초를 재활용한 벽돌 /Square One 갈무리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8년에 구리 시청 내에 '담배꽁초 퇴비화기기 흡연부스'를 처음으로 시범 설치했다. 미생물 바이오 업체인 이지원바이오와 협약을 체결해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분해한 담배꽁초를 미생물과 배합하여 기능성 퇴비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렇게 생산된 퇴비는 골프장·체육관·가로수 등과 같은 조경용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환경부·강북구·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가 체결한 협약에 따라 담배꽁초 회수 및 재활용에 대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참가기관들은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진행되는 이 사업을 통해 담배꽁초의 수거부터 적정 처리까지에 이르는 전과정에 대해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담배꽁초 재활용 공정도(안) /환경부
담배꽁초 재활용 공정도(안) /환경부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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