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균사체를 이용한 버섯 가죽의 본격적 활용
기존 가죽보다 친환경·생명윤리·동물복지·생산기간 등에 장점
럭셔리 브랜드 잡화와 차량에 적극적으로 적용 중
국내 버섯 재배율 1위 충남 부여군은 버섯 가죽 산업화를 핵심 산업으로 추진

올해 초 SK네트웍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버섯균사체 가죽 기업 마이코웍스(MycoWorks)에 2000만 달러(약 24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펀드를 제외한 전략적 투자자(SI) 중에서 최대 규모로 알려지고 있는데 SK네트웍스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바로 버섯 가죽의 가능성과 성장성 때문이다.

마이코웍스 버섯 가죽 /사진=mycoworks

마이코웍스는 버섯균사체 가죽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천연 가죽과 유사한 인조 가죽을 만드는 회사로 많은 주목과 함께 급성장 중인 기업이다. 곰팡이의 일종인 버섯의 몸체를 구성하는 섬세한 실 구조, 즉 균사체를 활용해 기존의 가죽과 비교해도 촉감과 내구성에서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가죽을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가죽 생산에서 발생하는 CO2와 같은 온난화 물질을 비롯 환경 오염 요소가 압도적으로 적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기술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 생명윤리·동물복지에 부합하며, 생산 기간 측면에서도 기존 가죽보다 유리한 면을 가지고 있다. 이를 주목한 존 레전드, 나탈리 포트만 같은 유명 연예인들은 직접 출자를 하기도.

마이코웍스와 에르메스의 첫 콜라보 가방 /사진=mycoworks

럭셔리 브랜드의 대표격인 에르메스(Hermès) 역시 이 같은 장점과 가능성을 주목해서 마이코웍스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버킨'과 '켈리' 등 고급 가죽 백 라인업에 마이코웍스가 개발한 실바니아(Sylvania) 소재를 적용한 '빅토리아' 백이 곧 포함될 예정이다.

마이코웍스의 강력한 경쟁사인 미국의 볼트 스레드(Bolt Threads)는 구찌·보테가 베네타·생로랑 등을 거느리고 있는 케링 그룹과 버섯 가죽에 관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볼트 스레드가 만든 버섯 기반의 식물성 가죽 '마일로(MYLO)'를 활용한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지난해 9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마일로로 만든 한정판 핸드백을 선보인 바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가 마일로로 만든 핸드백 /사진=vegconomist

올해 초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전기차 '비전 EQXX(Vision EQXX)'를 최초 공개했는데 마일로가 주요 가죽으로 적용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자동차 시트를 비건(vegan) 가죽으로 대체한 신차를 내년에 출시한다는 목표 아래 방글라데시에 양산용 조립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사용하려는 가죽이 현대자동차의 사내 벤처 지원프로그램에서 출발한 '마이셀'의 작품이다.

2020년 3월 독립 기업으로 분사한 마이셀은 현재 버섯 균사체를 이용한 차량 복합재와 패브릭 등의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내에 파일럿 공장을 구축해서 현대자동차의 신차 개발에 발맞추겠다는 계획이다.

부여군 바이오산업 미래포럼 /사진=부여군

한편, 기업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인 충남 부여군은 이시우 건양대 교수팀과 협력해서 버섯 가죽을 연구·개발 중에 있다. 부여는 버섯 재배율이 전국 1위지만 버섯농가의 가격 결정권도 없고, 수익모델로서 가치가 높지 않은 상황. 그래서 군 단위 지원을 통해 '버섯가죽 화이트바이오 복합소재 산업화'를 주요 핵심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