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자 일반관리군과 집중관리군의 처방약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투여 대상과 병용금지 의약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국적으로 전주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월 3주 국내 발생 주간 확진자 수는 283만2313명으로 전주 대비 수도권 40.4%, 비수도권은 44.1%가 증가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일평균 발생률이 전주 대비 1.3배 증가했고, 접종률이 낮은 0~9세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1365명으로 가장 높았다. 중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은 3차 접종률이 높아 다른 연령대보다는 발생률이 낮지만, 발생비중과 규모가 지속 증가 추세로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확진자 발생 추세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확진되어 재택 치료하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쉽게 확인된다. 재택치료를 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어떤 처방약을 먹으면서 격리 기간을 이겨내고 있을까.

재택 치료자 일반관리군의 처방약

확진되어 재택 치료 중인 A씨 자녀의 처방의약품 내역 

서초동에 사는 40대 A씨는 포인트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얼마 전 자녀 중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아 재택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식구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방역에 힘쓰면서 자녀의 회복을 위한 케어를 하느라 요즘 일도 쉬고 있다고도 했다. 

A씨의 자녀에게 처방된 약은 '소염 진통제, 위염, 위궤양 치료제, 항히스타민&항알러지약, 진해거담제&기침감기약, 기타 진통제' 등이었다. 

"처방받고 2~3일 후에 아이의 증세가 심해져 비대면 진료를 통해 재처방받았다. 새로 준 약에는 '비염&콧물약'이 추가된 것을 확인했다"

마포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B씨는 지난주에 온 가족이 확진되어 함께 재택치료 중이라고 했다.

"처음에 5일 치 처방약을 받았는데 기침이 너무 심해 호흡이 힘들어지고 심하게 아파 비대면 진료를 다시 받기 위해 병원에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어려웠다. 그냥 집에 있는 상비약(기침약)을 먹고 버텼다. 지금은 가래 증세는 없어지고 있는데 기침은 아직도 심한 편이다. 내일 출근해도 되는 격리 해제날이지만 3일 더 쉰다고 회사에 보고했다"

재택 치료자 집중관리군의 처방약

동작구에 사는 70대 C씨는 지난 14일 확진되어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되었다. 처방받은 약은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항히스타민제&항알레르기약, 기침·가래 증상 완화제, 소염 진통제, 소화관 오심·구토·가슴 쓰림 증상 치료제' 등이었다.

70대 C씨의 재택치료 처방약 내역

"재택 치료 2~3일 정도 지난 즈음에 갑자기 가슴 통증이 5분 정도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됐다. 하루에 두 번 오는 전화를 통해 증상을 이야기했고, 격리 기간이 지난 후 협심증이 있는지 병원 대면 진단을 받아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목이 좀 아프고 피로감이 있는 것 외엔 별 증상 없이 격리 기간을 잘 보내 지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중관리군인 C씨의 경우도 일반관리군의 처방약과 별로 다른 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재택 치료자들의 처방약은 보통 호흡기 질환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약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알려진 팍스로비드 등의 약은 포함 되어 있지 않았다.

지난 19일 경북 영천에 사는 80대 D씨는 집중관리군임에도 처방약을 받아오지 않고 그냥 재택에서 격리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 양성 판정을 받고 지정 병원에 전화했는데 병원 측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는 추천하지 않았고 아무 약도 먹지 않고 있다. 평소에 감기에 걸려도 약 안 먹고 지내는 편이라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D씨는 분명히 확진자의 처방약이 모두 코로나19 치료제인 줄로 오해하고 있었으며 또한 치료제에 대한 신뢰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D씨의 콧물이 가득한 목소리를 듣고 기자는 비대면 진료를 통해 호흡기 증세에 대한 처방약을 받아 복용하기를 권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치료제는 어떤 사람들이 먹는 걸까?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사진=뉴시스

화이자 사(社)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경구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국제학술지 '셀 리서치'에 공개된 최근 연구(왕준 미국 럿거스대 의약 화학부 교수 연구팀)에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코로나19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다만 치료제에 대한 내성 우려는 남아있다.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안내서(제5판)'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 및 리토나비르)의 투여 대상은 ▲연령 만 60세 이상, ▲연령 만 40세 이상이고 기저질환(당뇨,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만성 폐질환,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 신경발달장애)을 하나 이상 가진 환자, ▲연령 만 12세 이상의 면역저하자를 첫 번째 기준으로 하고 있다. 

첫 번째 기준에 한 가지에 해당하는 환자 중에서 ▲증상 발생 후 5일 이내,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 두 번째 기준에서는 이 두 가지 모두에 부합되는 코로나19 환자가 투여대상이다.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투여 대상 /질병관리청

이러한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 중 팍스로비드 투약을 우선 고려해야 할 사람은 발열이나 숨참 증상이 있거나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60세 이상의 환자다.

지난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된 경우 만 60세 이상의 환자에 한해 두 번째 기준 부합 시 팍스로비드 처방이 가능하도록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다.(한 달간 시행 후 연장 여부 검토 예정) 다만, 질병관리청에서는 팍스로비드 처방 후 복용을 거부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치의는 처방 시 환자의 복용 의사를 꼭 확인해서 처방해달라고 밝히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병용금지 의약품 사용자나 신장애·간장애 환자는 투여가 제한되거나 금지된다.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의약품은 아미오다론 등 28개 성분이며, 이 중 국내 허가가 있는 의약품 성분은 23개다. 특히 세인트존스워트, 카르바마제핀,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리팜피신, 아팔루타마이드 등 6종 약물은 현재 복용 중일 경우 해당 약제 복용을 중지하더라도 팍스로비드를 투여할 수 없다.

팍스로비드 병용금기 의약품 /질병관리청

이렇게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의약품이 많다. 특정 질환에 대한 용량 감량 등 요건이 많아 비대면 진료로 현장에서 투약 대상의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질병관리청이 "팍스로비드 투약를 위해 현장에서 의료진이 특정 질환 및 병용금기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과 안전 처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밀한 상담을 당부한다"라고 밝히고 있는 이유다.

지난 18일 질병청에 따르면 1주간(11~17일) 팍스로비드 사용량이 3만4403건으로 전주 대비 2.3배 늘었으며, 이 사용량은 총 7만4514건의 40%를 넘어섰다.

21일 정부는 팍스로비드(화이자)의 3월 말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투약 제한자 대체재로 라게브리오(MSD)의 국내 도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종합병원 응급실 내 응급 PCR 양성 시,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및 호흡기 클리닉에서 60세 이상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양성 시에는 먹는 치료제 신속 처방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안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버텨내요. 포인트경제가 응원합니다. ⓒ포인트경제CG
코로나19, 안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버텨내요. 포인트경제가 응원합니다. ⓒ포인트경제CG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