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버그,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구균)
MRSA의 전염성 높은 균주가 핀란드의 고슴도치에서 발견
동물과 인간은 모두 서로 연결된 생태계 공유...전체 시스템 봐야
"항생제 사용 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
의사가 항생제 처방 시 자신의 병이 세균성 감염질환인지 확인 필요

세균을 죽이거나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약, 항생제(antibiotic). 1940년대에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감염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급격히 줄면서 인류의 삶을 바꿔 놓았지만, 이제 항생제 내성 문제는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Antibiotic Resistance)

항생제 내성균 중에도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져 어떠한 강력한 항생제에도 저항하는 균을 슈퍼박테리아(Super bacteria)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슈퍼버그(Superbug), 다제내성균이라고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위협으로 지정한 슈퍼박테리아는 대장균, 폐렴구균, 표피포도구균, 엔테로박터 클로아케, 녹농균,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폐렴막대균, 황색포도상구균 임균, 장구균 등이 있다.


슈퍼버그,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구균,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황색 포도상구균(S. aureus)은 의료 시설과 지역사회에 퍼지는 흔한 박테리아인데, 황색 포도상구균에서 진화한 것으로 알려진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구균은 슈퍼버그 'MRSA'는 일부 항생제에 대한 내성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포도상구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 /'미국의 항생제 내성 위협(2019년)' 갈무리

슈퍼버그는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항생제를 사용하기 훨씬 이전부터 자연에서 이미 항생제 내성 슈퍼버그 MRSA의 일종이 발생했다는 증거를 발견한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올해 1월 네이처지에 발표된 케임브리지 대학과 덴마크 혈청 상태 연구소 등 대규모 국제 협력 연구에서 MRSA가 페니실린을 사용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이전부터 자연에서 발견되었다고 보고했다. 

현재 북유럽의 병원을 괴롭히는 MRSA의 전염성이 높은 균주가 핀란드 헬싱키의 고슴도치에서 발견되었으며, 이러한 새로운 항미생물 내성 형질의 세계적 출현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연구원들은 말한다.

'메티실린 내성의 출현은 항생제의 임상적 사용보다 앞선다'/네이처지 갈무리

연구팀은 MRSA가 고슴도치 피부에서 생존을 위해 곰팡이 등과 싸우며 진화했으며 이후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가축과 사람에게까지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거의 모든 항생제는 자연에서 생겨난 것이며 이에 대한 내성 또한 이미 자연에서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사람이나 가축에 항생제를 남용하는 것은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가 유리하며 항생제가 효과를 잃게 한다.

사진은 왼쪽 절반에 MRSA가 줄무늬가 있는 한천판 중앙에서 자라는 진균 트리코피톤에린균과 오른쪽에는 메티실린 감수성 황색포도상구균이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 균은 메티실린에 감수성이 있는 황색포도상구균을 죽이지만 MRSA는 죽이지 않는 항생제를 생산하여 세균이 자라지 않고 오른쪽에 맑은 구역을 만든다.
(왼쪽)고슴도치, (오른쪽)사진은 왼쪽 절반에 MRSA가 줄무늬가 있는 한천판 중앙에서 자라는 진균 트리코피톤에린균과 오른쪽에는 메티실린 감수성 황색포도상구균이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 균은 메티실린에 감수성이 있는 황색포도상구균을 죽이지만 MRSA는 죽이지 않는 항생제를 생산하여 세균이 자라지 않고 오른쪽에 맑은 구역을 만든다. /Phys.org 갈무리

"이 연구는 우리가 항생제를 사용할 때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MRSA는 1960년 환자에서 처음 확인되었으며, 모든 MRSA 감염의 약 200분의 1이 mecC-MRSA에 의해 발생한다. MRSA와 같은 슈퍼버그는 치료가 제한적이거나 전혀 없다.

'미국의 항생제 내성 위협(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MRSA로 인한 입원환자는 32만3700명으로 추정되며, 사망자 수는 1만600명, 귀속 의료 비용은 17억 달러로 추정된다.

세계 보건 기구는 이제 MRSA를 인류 건강에 대한 세계 최대의 위협 중 하나로 간주하며, 이는 축산업의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 - 2017년 입원환자 32만3700명 추정환자수, 사망자 수 1만600명, 2017년 귀속 의료 비용 17억 달러 추정 /'미국의 항생제 내성 위협(2019년)' 갈무리

연구원들은 이러한 연구결과로 인해 고슴도치를 두려워할 이유는 아니라고 말한다. mecC-MRSA가 200년 이상 고슴도치에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거의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품고 있는 것은 고슴도치뿐만 아니라 모든 야생 동물에게서 기생충과 곰팡이 및 바이러스, 다양한 유형의 박테리아를 보유하고 있다.

야생동물과 가축 그리고 인간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는 모두 하나의 생태계를 공유하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을 보아야 항생제 내성의 진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 예방을 위한 우리의 자세

서울시민 건강포털에 따르면 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감기나 비염, 기관지염, 인후염과 같은 대부분의 바이러스 감염질환에는 효과가 없다. 항생제를 먹는다고 감기가 더 빨리 낫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항생제 내성 세균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진료를 받을 때 의사가 항생제를 처방할 경우 자신의 병이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인지 물어보자. 이러한 질문은 항생제가 꼭 필요한지 의사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의사 진료 /사진=프리픽(tirachardz)

또한 처방받은 항생제가 남았거나 일부러 다음에 먹기 위해 남겨두지 않고 버려야 한다. 다음에도 같은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이 발생할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병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의사의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처방된 항생제는 의사가 알려준 방법과 기간대로 정확히 복용하며,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항생제를 복용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병에 맞지 않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치료를 더 늦쳐지게 할 수 있고, 내성 세균 발생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의료인은 환자에게 항생제 사용이 반드시 필요한 지 신중하게 결정하고 가능성이 있는 병원균에 대해 적절한 용량과 적절한 기간 동안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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