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증가와 토지 황폐화로 수직농업이 대안으로 급성장 중
수경재배·아쿠아포닉스·에어로포닉스 등 관련 기술도 다양
LED 전력 소모와 초기 투자비용, 임대료 문제는 극복해야

지금과 같이 인구는 증가하고 토지는 황폐해져 간다면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식량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150년 동안 지구 표토(위에서부터 5-20cm의 토양, 유기물질과 미생물의 농도가 높고 토양 내 생물학적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장소)의 절반이 사라졌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오염과 가뭄,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토지가 퇴화한 것으로 식량 생산의 지속가능성이 위험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직농업 /사진=픽사베이
수직농업 /사진=Valcenteu,픽사베이

이 같은 상황에서 수직농업(vertical farming)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말 그대로 높이로 층을 나눠 공간과 토양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인위적으로 조성된 빛과 물을 통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실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날씨의 제약에서 벗어나 일정한 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실내에서 수직 농업 방식으로 경작을 할 경우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전통적인 농업 방식보다 10~2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LED 전구로 광합성을 유도하고 습도 및 온도를 통제하며 식물이 필요로 하는 적절한 양분 공급이 가능한 것이 생산량 극대화의 핵심이다. 이런 철저한 관리 및 통제는 병충해의 피해도 막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농약의 사용도 필요 없게 한다.

왼쪽부터 수경재배, 아쿠아포닉스, 에어로포닉스 개념 /Ponicsarea 갈무리

관련 기술도 다양하다. 이미 많이 알려진 수경재배(Hydroponics)는 영양분이 풍부한 수용액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토양에서 작물을 기르는 것에 비해 10분의 1 정도의 물만 소비하며, 품종에 따라 성장 속도는 오히려 40~50% 더 빠르다. 이 과정에서 제초제나 살충제는 필요가 없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며, 일반 가정에서도 어렵지 않게 시도하고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는 수경재배를 하는 물에 물고기를 함께 기르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물고기와 재배하는 식물 사이의 공생관계가 형성되며 효율을 일으키고 화학적인 비료는 필요하지 않게 된다. 다만 물고기와 식물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하며 온도와 물의 pH 농도 등 관리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공기 중에 떠있는 식물을 기르는 에어로포닉스(Aeroponics)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정거장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지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효율적인 재배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토양과 담수 없이 영양분이 풍부한 용매를 분사하며 기르는 방식이다. 물 사용량이 98%나 감소할 만큼 낭비가 없으며 비료 사용량도 현저히 적다. 다만 전문적인 시설과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업적인 측면에서 추구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기술들은 공간과 토양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위치도 자유롭다. 보다 많은 생산물을 많은 소비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를테면 도심지)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다면 운송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탄소발자국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척박한 환경에 처한 국가나 지역에서도 시도할 수 있어 식량 문제 해결과 관련 시장의 성장성도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야외 농장과 이론적인 수직 농장 비교 /visual capitalist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광합성을 위해 LED 전구를 사용하다 보니 소모되는 전력량이 크다는 문제가 있는데 이로 인해 장점으로 기대하는 탄소발자국 감소 효과가 아직은 요원한 상태라고 평가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첨단 농업 과학 기술을 위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과 도시 인근일 경우 높은 임대료 문제도 극복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세계 수직농업 시장 규모 /researchandmarkets

한편, 데이터 분석업체 리서치앤마켓(ResearchAndMarkets.com)은 전 세계 수직농업 시장 규모가 지난해 37억 달러(약 4조 7천억 원)에서 2026년에는 105억 달러(약 13조 3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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