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하면서 지방은 적은 녹색 바나나
혈당을 안정시키고 장내 유익균 높여줘

녹색 바나나는 익지 않아 먹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직접 까서 먹기에는 불편하고 맛도 별로인 것이 사실. 하지만 가루나 스무디의 형태로 섭취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녹색 바나나 가루는 글루틴이 없고 장 건강을 증진시켜 밀가루 대용품으로서 이점이 높다. 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한대신 지방은 적어 과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녹색 바나나 가루 /사진=indoindians 갈무리

인도에서 건강 코치로 활동하는 우르바시 아그라왈(Urvashi Agarwal)은 "녹색 바나나 가루의 높은 섬유 함량은 소화 과정을 부드럽게 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시켜 준다"라며 "이 가루는 소화를 촉진하고 내장 박테리아를 강화 시킨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7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는 라디오를 통해 녹색 바나나 가루에 대한 성분을 승인하면서 녹색 바나나의 인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사실 바나나 가루가 전혀 새로운 재료는 아니다. 서아프리카·동남아시아·남미 및 중앙아메리카 국가에서는 수 세기 동안 사용해 오기도 했고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밀가루에 값싼 대안으로 역할하기도 한다.

덜 익은 녹색 바나나에는 잘 익은 녹색 바나나보다 저항성 전분이 20배가량 더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항성 전분은 소위 '착한 탄수화물'로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액으로 흡수되는 속도를 늦춰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 녹색 바나나의 당 지수(GI)는 30 정도로 혈당을 안정시킨다.

또한 장내 유익균은 늘려주고 유해균은 감소시켜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효능도 확인된다. 6~36개월간 방글라데시 농촌 어린이 2968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녹색 바나나가 첨가된 식단으로 급성 및 장기 아동 설사의 회복이 촉진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어린이 급성 및 장기 설사의 가정 관리를 위한 녹색 바나나 보충 식단:방글라데시 시골 지역의 지역 사회 기반 시험 /미국 국립보건원 갈무리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세계 장수마을을 취재하는 등 장수 전문가로 활동하는 댄 뷔트너(Dan Buettner)의 연구팀이 제안하는 '장수 스무디'에도 녹색 바나나가 들어간다.

강황·사과·두유 등과 함께 바나나를 섞어 마시는 장수 스무디에서 바나나는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 그리고 칼륨의 공급원으로 작용한다. 녹색 바나나와 노란 바나나 모두 사용이 가능하지만 추구하는 효과에 따라 선택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펙틴과 저항성 전분을 기대한다면 녹색 바나나를, 수용성 식이섬유·불용성 섬유·항산화 성분을 추구한다면 노란 바나나를 넣는 식이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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