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수배에 달하는 소와 양을 사육하는 뉴질랜드, 트림세 도입 준비 중
소유한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에 비례해서 부과하는 트림세
지난해 메탄 배출량은 측정이래 최대 증가율 기록

풀을 뜯고 있는 소 /사진=프리픽(vwalakte)

곧 소와 양의 트림에도 매기는 세금, 즉 '트림세(burp tax)'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니고 뉴질랜드 이야기다.

약 5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1천만 마리 이상의 소와 2천600만 마리 이상의 양을 사육하고 있다. 반추동물이 트림을 통해 내뱉는 메탄의 양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로 뉴질랜드 전체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기준으로 축산업 분야가 약 절반을 차지하는데 축산업 분야가 배출하는 메탄의 85%가 가축의 트림과 배설물인 상황이다.

결국 기후 온난화를 촉진하는 메탄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축으로 사육하는 동물들의 배설물 처리 방식을 고민해야 했고 세금을 매기는 방법을 선택하려는 것이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뉴질랜드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트림세를 적용하는 국가가 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소유한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에 비례해서 세금을 내게 되는데 메탄 1㎏에 0.11뉴질랜드달러(약 90원), 이산화탄소 및 이산화질소 1㎏ 당 0.4뉴질랜드달러(약 326원)를 부과하는 식이다. 참고로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1년에 약 70~120kg에 정도다.

이렇게 거둔 세금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연구와 개발에 쓰일 예정이며, 감축 노력을 진행하는 농가에는 세금 감면이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해조류 등을 섞어 메탄을 줄여주는 사료첨가제를 사용한다든지 농장 내 삼림 조성을 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제임스 쇼(James Shaw) 기후변화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대기로 배출하는 메탄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효과적인 온실가스 배출 가격제가 이를 달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트림세의 적용 여부는 연말 이전까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대기 중 메탄의 증가는 2021년 동안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NOAA 갈무리

한편,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은 지난 4월 지난해 메탄 배출량이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측정된 대기 중 메탄 농도는 1895.7ppb로 전년도보다 17ppb 증가했는데 이는 측정을 시작한 1983년 이래로 가장 큰 증가율이라는 것. 메탄은 석유 및 가스 추출 과정이나 매립지와 폐수를 통해서도 생성되지만 가장 큰 발생은 가축 사육으로 전체의 약 25%를 차지한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지구온난화에는 훨씬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할 정도로 강력하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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