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럴드 크로토, 리처드 스몰리와 공동 노벨 화학상 수상
최초로 '버키볼' 분자 합성, 식별
나노 물질 연구의 급속한 성장을 위한 토대 마련
"겸손했으며, 열정적인 멘토"라는 평판

과학자들의 '축구공'이라고 불리는 풀러렌(fullerene)을 발견한 공로로 1996년 노벨 화학상을 그의 동료들과 공동 수상한 미국의 화학자 로버트 컬(Robert Floyd Curl, Jr.)이 향년 88세로 지난 3일 별세했다.

풀러렌이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보여주는 메모지를 들고 있는 컬 교수(왼쪽), 2009년 미국의 한 심포지엄에서 로버트 컬(오른쪽) /사진=Volker Steger/Science Photo Library, Science History Institute

컬 교수는 해럴드 크로토, 리처드 스몰리와 함께 1985년 풀러렌을 발견했으며, 흑연 표면에 레이저를 조사한 후 유명한 버키볼(C60 'buckyball') 분자를 최초로 합성하고 식별했다. 죽어가는 별들의 상태를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이 실험은 탄소 가스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응축되면서 C60과 C70 분자를 형성했다. 

버크민스터플러렌 C60의 회전 보기 /이미지=Sponk

버크민스터풀러렌(Buckminsterfullerene,C60) 또는 버키볼(buckyball)은 공 모양의 풀러렌으로, 버크민스터 풀러에서 유래됐다. 탄소 원자 60개가 육각형 20개와 오각형 12개로 이루어진 축구공 모양(깎은 정이십면체)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이는 나노 물질 연구의 급속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왼쪽부터)두 개의 풀러렌 구조 : 길쭉한 탄소 나노튜브와 '버키볼', 풀러렌 모형을 들고 있는 해럴드 크로토 교수, C60(buckminsterfullerene, 버키볼)의 구조 /이미지=britannica

케미스트리월드에 따르면 1933년에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컬 교수는 9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화학 세트를 받은 것을 계기로 과학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고. 1954년 미국 휴스턴에 있는 라이스 인스티튜트(현 라이스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1957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컬은 버클리에서의 시간들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자서전을 통해 표현한 바 있다.

이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한 후 1958년 라이스로 돌아와 2012년 은퇴할 때까지 50년 이상 분광학에 초점을 맞춘 연구 프로그램을 계속했다. 은퇴하는 동안 학과 그는 여전히 학과 세미나에 참석하고 학생들을 도왔으며, 가장 최근 학기까지 라이스의 화학과에서 활동을 해 왔다고 전해졌다.

64년간 라이스 대학에서 교직원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학생들과 함께 했던 컬은 겸손했으며, 열정적인 멘토라는 평판을 얻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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