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 폐시트를 소파로 새활용
재활용 섬유·인증받은 목재·재생 가능한 자원 사용하는 회사들 늘어
의미를 던지는 패디드 모듈 소파·카우치-19 소파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 폐시트를 고객대기실 소파로 재활용하고 있음을 알렸다. '공단의 특색을 살린 친환경 새활용(Up-cycling) 사업'의 일환으로 튜닝 혹은 폐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트를 소파로 재탄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폐시트 재활용 사례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공단은 지난해 본사와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 1층 카페에 새활용 소파를 제작 설치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세종검사소 고객대기실의 노후된 좌석을 교체하는데 튜닝 후 탈거된 시트를 활용했다. 이런 새활용을 통해 자동차 튜닝 업체의 폐기 비용과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고 디자인 및 제품 생산을 위한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공단 측의 설명이다.

소파는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휴식을 상징함과 동시에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의미 있는 가구다. 그리고 빈도는 높지 않지만 교체로 인한 소요가 큰 만큼 친환경과 재활용의 필요가 높은 가구이기도 하다.

소폴로지의 파이오니어 소파 /이미지=소폴로지(Sofology)

영국의 가구업체 '소폴로지(Sofology)'는 친환경 소파인 '파이오니어(Pioneer)' 제품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라인에 사용되는 원단에는 두 가지의 원사(原絲)가 사용되는데 플라스틱 병을 실로 만드는 기술을 가진 회사 '리프레브(Reprev)'의 실과 재활용 폐기물로 만든 '그린케어(Greencare)'가 그것이다. 이 섬유들은 100% 재활용 가능하며 질감이 매우 부드러워 벨벳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고 회사는 소개한다.

소파의 안쪽에는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데 선도적인 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 '플라스틱 뱅크(Plastic Bank)'와 협업해서 만든 '퀄로필 블루(Qallofil Blue)'로 채워져 있다. 퀄로필 블루 역시 50%의 재활용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지는데 바다와 강으로 들어가기 전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해서 섬유 제조의 원료로 사용한다.

이뿐만 아니라 파이오니어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되는 목재, 즉 책임감 있게 수확되고 지속적으로 보충되는 숲에서 나온 목재를 프레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0년의 소파 보증을 통해 그 의미를 높이고 있다고 소폴로지는 설명한다.

2014년 미국에서 시작한 가구 스타트업 '플로이드(Floyd)'는 올해 최초의 탄소중립 가구 브랜드가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플로이드는 섬유 재활용 회사인 '리커버(Recover)'와 기능성 원단을 만드는 '크립톤(Crypton)'과 파트너십을 맺고 업사이클링 직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매립되는 직물의 85%를 방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플로이드가 활용하는 부클레 소재 /플로이드(Floyd) 갈무리

이와 함께 제품 자재의 70%가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나오도록 보장하고 포장 재료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모든 제품 사용되는 목재는 FSC(국제삼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것만을 사용하며, 공급망 전체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 및 공개해서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플로이드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스 오델(Alex O’Dell)은 "매년 950만 톤의 가구가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다"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사람들이 가구를 소비하고, 사용하고, 처리하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수리 가능성, 재판매 및 재사용 재료를 통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여 폐기되는 품목이 더욱 줄어들도록 보장한다"라고 말한다.

(왼쪽) 코오롱스포츠의 패딩을 활용한 '패디드 모듈 소파', (오른쪽)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로 만든 '카우치-19' /사진=뉴시스, archello

이 밖에 의미를 던지는 소파들도 있다. 지난해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연진영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재고 패딩을 활용한 '패디드 모듈 소파(padded module sofa)'를 선보였다. 겨울 재고 상품으로 남아있던 40벌의 패딩을 활용한 작품으로, 코오롱스포츠는 새로운 디자인과 재조합의 과정에서 또 다른 기능과 가치를 부여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토비아 잠보티(Tobia Zambotti)는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로 만든 ‘카우치-19(COUCH-19)’라는 소파를 만들었다. 토비아는 "소파의 색상과 모양이 우리가 처한 지구온난화의 문제 중 하나인 빙산을 연상시키기도 한다"면서 "프로젝트를 통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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