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프로필렌, 열가소성 폴리머로 플라스틱 산업의 '강철'
PP 폐기물, 주요 생태학적 위험요소...미세 플라스틱 주요 원인
영국, 마스크와 보호복 녹여 플라스틱 블록 만들고 가구나 기타 플라스틱 제품으로
프랑스 'Plaxtil', 섬유 재활용 장비 개조해 마스크 파쇄 후 살균해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롯데케미칼-유한킴벌리, 버려지는 보호복 수거해 물리·화학적 재활용...재생보호복으로

일회용 개인 보호 장비에서 나오는 폴리프로필렌(PP) 플라스틱 폐기물은 팬데믹의 또 다른 결과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로 대량의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진 일회용 개인보호장비(PPE)가 사용되었으며, 그 폐기물은 환경에서 심각하고 장기적인 생태 피해를 초래했다. 

길에 버려진 마스크 /사진=픽사베이
길에 버려진 마스크 /사진=픽사베이

감염을 예방하는 데 매우 유용했던 마스크 및 보호복 등 PPE는 주요 환경 문제가 되었다. 

마스크와 보호복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진다

폴리프로필렌은 열가소성 폴리머로 플라스틱 산업의 '강철'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열처리하여 최종 제품을 형성할 수 있어 안면 마스크나 보호복과 같은 일회용 PPE를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다.

팬데믹 이전부터 보호복은 열, 화학, 기계, 방사선 및 석유·가스, 건설, 제조, 헬스케어·의료, 국방·공공안전, 광업, 에너지·전략과 같은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보호복은 사용 후 통상적으로 매립 및 소각되는데 그 이유는 유해물질에 오염되면 재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지는 마스크와 보호복 /이미지=Elsevier 'Case Studies in Chemica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갈무리

세계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폴리프로필렌 PPE 폐기물이 환경으로 누출된 양은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300만 톤 이상에 달한다. 자연환경의 폴리프로필렌 폐기물은 주요 생태학적 위험 요소이며,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생물학적 분해에 강하며, 최대 450년 동안 자연환경에 남아있을 수 있다.

다른 일반 제품과 폴리프로필렌 마스크, 보호복의 예상 분해 시간 비교 그림 /이미지=Elsevier 'Case Studies in Chemica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갈무리

지난해 말 '화학 및 환경공학 사례연구'에 게시된 '일회용 개인보호구 플라스틱 쓰레기의 그림자 대유행:억제와 근절을 위한 청사진(The shadow pandemic of single use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plastic waste: A blue print for suppression and eradication)' 연구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은 쉽게 재활용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도시 고형 폐기물에서 재활용되는 폴리프로필렌 비율은 약 1%에 불과하다.

이러한 대응을 위해 전 세계의 여러 신생 기업들이 PP 재활용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영국의 열 압착 그룹(Thermal Compaction Group)은 폴리프로필렌 PPE 재활용을 위한 스테리멜트(Sterimelt) 기계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이는 마스크와 보호복을 녹여 플라스틱 블록을 만들고 가구나 상자, 기타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폴리프로필렌 PPE 재활용의 최근 혁신 /이미지=Elsevier 'Case Studies in Chemica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갈무리
폴리프로필렌 PPE 재활용의 최근 혁신 /이미지=Elsevier 'Case Studies in Chemica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갈무리
재활용 마스크로 기하학 학습 키트 제작 /Plaxtil 영상 화면 캡처

프랑스 신생기업 플락스틸(Plaxtil)은 섬유 재활용에 사용되는 장비를 성공적으로 개조했다. 사용한 폴리프로필렌 마스크를 파쇄하고 자외선 조사를 통해 살균하며, 결합제는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폴리프로필렌 펠릿을 형성하기 위해 녹기 전에 파쇄된 재료에 첨가된다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 일회용 PPE 사용을 최소화하고 혁신적인 폴리프로필렌 재활용 기술 적용을 위한 지식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셀룰로오스 나노섬유와 같은 천연 기반 폴리머를 사용하는 폴리프로필렌 PPE를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외에도 호주의 한 대학 연구팀은 건축물 파편에 일회용 마스크를 혼합한 도로 포장재를 개발하기도 했으며, 대만에서는 폐마스크로 무선 핸드폰 충전기를 만들어내 세계디자인영향력상을 수상한 바 있다.

(왼쪽)용인시의 폐마스크 자원순환사업 안내와 폐마스크 수거함, (오른쪽) 우리은행의 마사크 자원순환 '희망리본' 캠페인 /사진=뉴시스

국내에서도 지자체와 기업, 학교 등이 힘을 합쳐 폐마스크를 수거해 가공해 플라스틱 의자나 반려용품 등 다양한 재활용 제품을 만들고, 자원순환경제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 연세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Mask Do It'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지역 공공기관과의 협업으로 캠퍼스 건물들의 로비나 입구에 살균소독기를 설치하고 마스크를 수거해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한 일정기간 보관 후 PP원로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Mask Do It'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가 협업해 '일회용 마스크 재활용' 실험 진행 /사진=자원순환 실천 플랫폼

롯데케미칼-유한킴벌리, 자원순환경제 협력 모델 구축

최근에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과 위생 소비재 제조회사 유한킴벌리가 친환경 제품 확대와 자원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13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양사의 소재기술력과 제품생산 역량을 활용해 롯데케미칼이 친환경 재생소재를 개발 및 공급하고 유한킴벌리가 이를 적용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유한킴벌리가 생산하는 PP(폴리프로필렌) 소재의 보호복을 재활용하는 협업 모델의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유한킴벌리 자원선순환 협업 모델 /이미지=롯데케미칼 제공

폐보호복을 수거 분리한 후 재활용해 롯데케미칼이 재생수지(PP)로 원료화하면 이를 활용해 유한킴벌리가 재생소재 보호복을 제작 후 자사 직원과 파트너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롯데케미칼 황진구 기초소재사업대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소재와 제품의 순환경제 협업모델 구축이 필수”라며,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확대를 통한 순환경제 시대의 동반자로서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의 리사이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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