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알갱이·곰팡이 포자 등이 에어로졸 형태로 흡입 많아져
일기예보 주목하고 응급약 준비와 외출 자제

지난 2016년 호주 멜버른을 중심으로 강력한 뇌우(雷雨,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진 일이 있었다. 당시 최소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9000명 이상이 응급 천식 치료가 요청되면서 의료 시스템이 위기를 맞아 '뇌우 천식(thunderstorm asthma)'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상황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진료에서 천식 관련 발생이 예상보다 787건이 많아졌는데 이는 평소의 7.1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멜버른 전역을 놓고 봤을 때 약 8490~1만3689건의 천식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 같은 수치로 인해 뇌우 천식은 추후 대비해야 할 문제로 대두되었다.
비와 천둥번개로 인해 천식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보통 꽃가루 알레르기나 계절성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천식을 주로 발견할 수 있는데 정작 비는 공기를 정화해 주고 꽃가루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비와 천둥번개가 동반할 때 발생하는 하강 기류가 꽃가루 알갱이나 곰팡이 포자 등을 압축시키는데 이 상태로 구름으로 올라가 바람·습기·번개 등을 통해 에어로졸 형태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이후 사람들의 코와 폐로 더욱 쉽게 많이 흡입될 수 있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및 임상 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계절성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225명 중 144명, 즉 64%가 뇌우 천식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뇌우 천식이 발병될 경우 거의 절반은 응급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아 증상 정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식이 있는 사람이 뇌우 천식에 꼭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잘 조절되지 않는 천식을 앓고 있거나 천식에 대한 일반적인 호흡 검사 점수가 낮은 사람, 또는 특정 항체(호밀 꽃가루에 특이적 IgE)의 높은 수준을 보이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제안한다.
최근 장마철을 지나고 우리나라에서도 뇌우 천식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계절성 혹은 알레르기 천식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뇌우 중이나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뇌우 천식을 고려하고 일기예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뇌우가 예보될 경우 천식 응급약을 준비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
케미컬뉴스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