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와 같은 종의 피망, 파프리카는 피망 개량종
비타민C·피라진·클로로필 등 다양한 영양소 함유
피망에 풍부한 카로티노이드가 치매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도 있어

1년 내내 판매되어 쉽게 구할 수 있는 피망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엄밀히 따지고 보면 여름이 제철인 채소라고 할 수 있다.

고추와 같은 종이지만 품종이 다른 피망은 프랑스어 'piment(고추)'의 일본식 발음이 전달된 것이다. 모양과 크기가 유사한 파프리카는 피망의 개량종으로 네덜란드어인 ‘paprika’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피망과 파프리카는 해외에서는 따로 구분하지 않을 정도로 같은 채소로 본다.

피망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피망의 영양학적 가치는 다양하다. 우선 피망은 레몬에 못지않은 비타민 C를 가지고 있어 피부미용과 여름철 멜라닌 색소 억제에 효과를 발휘한다. 비타민C는 열에 약한데 피망에는 비타민P가 포함되어 있어 비타민C가 가열에 의해 산화되는 것을 지켜주고 두꺼운 과육 역시 비타민C 손실을 막아 온전히 섭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피망향에 포함된 피라진(pyrazine)은 혈액이 굳는 것을 막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이를 통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피망 속과 씨앗 부분에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버리지 말고 함께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녹색 피망 색소를 구성하는 클로로필(chlorophyl, 엽록소)은 탁월한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색 채소의 장점인 혈관 내 중성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불순물을 배출하는 해독 효과를 녹색 피망으로도 볼 수 있다.

혈청 항산화 비타민 및 카로티노이드와 미국 성인의 알츠하이머병 및 모든 원인 치매와의 연관성 /신경학 저널

최근 국제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는 혈액 내 카로티노이드(carotinoid) 성분의 항산화제 수치가 높으면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45~90세 7200여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평균 16~17년의 추적 조사를 실시한 연구에서 루테인·β-크립토잔틴·제아잔틴 수치가 높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치매 발생이 최대 14%가량 감소했다는 것이다.

카로티노이드는 피망과 같이 빨간색 또는 주황색 계열 과일과 채소에 함유되어 있다. 특히 피망에 많은 베타카로틴(β-carotene) 역시 카로티노이드 중의 하나로 강한 항산화 작용과 활성산소 제거 기능이 있는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피망을 고를 때는 표피가 두껍고 색이 선명하며 광택이 나는 것이 좋다. 꼭지는 마르지 않은 상태로 상처가 없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참고로 피망은 세로로 썰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피망의 경우 세포가 세로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가로로 자르면 영양소가 파괴되어 주요 성분이 손실되고 풍미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 한명숙 요리연구가는 피망은 세로로 썰어야 볶을 때 부서지지 않는다고 팁을 전하기도 한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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