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은 '세계 코뿔소의 날'
코뿔소 뿔에 대한 잘못된 효능 기대·부의 과시·트로피 헌팅 등으로 밀렵 성행
남아있는 5종 모두 멸종 위기

9월 22일은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서 2010년부터 제정한 '세계 코뿔소의 날'이다. 코뿔소에 대한 밀렵을 막고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에 경각심을 가지도록 해서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매년 9월 22일은 '세계 코뿔소의 날' / 세계 코뿔소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매년 9월 22일은 '세계 코뿔소의 날' / 세계 코뿔소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우리나라에서는 자생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관심이 높은 동물은 아니지만 의외로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서부터 코뿔소의 존재는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코뿔소는 한자어로 '서(犀, 무소·무소뿔)'로 불리는데 뿔을 일컫는 '서각(犀角)'이 한의학에서 약재로 사용된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통일신라시대에 수입된 의약품으로서 검은 코뿔소의 뿔인 '오서(烏犀)'가 포함되어 있었고, 조선시대 서적인 〈규합총서(閨閤叢書)〉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서각 이야기가 몇 차례 나온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서각에 대해 '심신을 진정시키고 열독을 풀어주며 간과 눈에 좋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때문에 과거 우황청심환에는 서각이 들어가기도 했다고.

코뿔소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밀렵은 코뿔소의 뿔이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숙취 해소나 항암 효과 등이 있다며 여전히 약재로 사용되는 이유가 크다. 하지만 코뿔소의 뿔은 뼈가 아니라 일종의 각질로 우리 손발톱을 구성하는 케라틴(keratin) 재질이다. 따라서 특별한 효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뿔소의 뿔이 아랍권에서는 부를 상징하는 장신구로 사용되는 것이나 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을 즐기는 사냥꾼들도 밀렵 성행의 이유로 작용한다. 트로피 헌팅이랑 대형 야생동물들을 단순 오락으로 사냥하며 박제하고 과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같은 이유들로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전역에서 죽은 코뿔소는 1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뿔소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 세계 코뿔소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코뿔소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 세계 코뿔소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 코뿔소 재단(World Rhino Foundation)에 따르면 세계에는 현재 5종의 코뿔소만이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수마트라 코뿔소와 자바 코뿔소는 멸종이 임박했으며, 하얀 코뿔소·큰뿔코뿔소·검은 코뿔소도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하고 있다.

코뿔소는 초식동물이지만 자연계에서 특별한 천적이나 위협, 포식자가 되는 동물은 없다. 그만큼 인간의 이기심과 만행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세계 코뿔소의 날'의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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