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당근
당근색을 구성하는 카로티노이드·안토시아닌은 대표적인 항산화제
카로틴혈증과 구강 알레르기 반응은 주의
당근을 먹은 임신부 뱃속 태아의 '웃는 얼굴'이 화제가 되기도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당근도 그렇다.

당근 /사진=픽사베이

당근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으로 우리나라에는 16세기 전후로 들어와 재배된 것으로 파악된다. 당근의 영어 'carrot'은 라틴어 ‘carota’에서 유래되었으며 빨간색·보라색·노란색·하얀색 등 다양한 색으로 존재해왔다. 우리가 주로 먹는 주황색 당근은 15~16세기 중부 유럽에서 개발된 품종이다.

당근이 주는 건강상의 이점으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눈에 좋다는 사실이다. 당근은 비타민 A로 변하는 화합물 베타카로틴(β-carotene)이 풍부한 채소로 유명하다. 베타카로틴은 태양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백내장·안구건조증 등 기타 눈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노란색 당근의 경우 눈에 좋은 루테인(lutein)의 함유량이 특히 높아 황반변성 예방에 효과를 발휘한다.

국민소득이 올라가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같이 높아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력과 관련해서 비타민 A가 풍부한 돼지간이 유행한 적이 있는데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각광받으며 당근이 대안으로 떠올라 음료 및 식품첨가물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당근에는 전분이 없고 섬유질이 풍부해서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이는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바람직한 효능이다. 더욱이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 역시 당뇨병 위험을 낮춰주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권장된다.

당근의 색을 구성하는 카로티노이드(carotenoid)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은 대표적인 항산화제다. 이들 항상화제가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노화 방지는 물론 암에 걸릴 확률을 낮춰준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면역체계를 강화해 주는 비타민 C, 뼈에 좋은 칼슘과 비타민 K도 당근에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고 당근을 무조건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베타카로틴을 과다 섭취할 경우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는 카로틴혈증(Carotenemia)이 발생할 수 있다. 특별히 인체에 해를 끼치거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기 때문에 섭취량만 조절하면 된다. 당근을 먹으면 입 주변이 가려운 구강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익혀 먹을 경우에는 잘 일어나지 않지만 지속될 경우 진료를 받아 볼 필요는 있다.

좋은 당근을 고르기 위해서는 선명한 색깔과 잔뿌리가 적고 매끈한 표면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양이 휘지 않고 단단한지 또한 확인해야 하며 흙 당근의 경우 머리 부분이 물렁거리거나 검은 테두리가 있으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참고로 당근의 경우 크고 두껍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당근을 씻어서 보관할 때는 물기를 제거하고 밀봉해서 냉장 보관을 하고 흙이 묻은 채로 보관할 때는 신문지 등에 싸서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논문 '자궁에서의 풍미 감지 및 태아의 차별적 행동(Flavor Sensing in Utero and Emerging Discriminative Behaviors in the Human Fetus)' 속 당근에 노출된 태아의 웃는 얼굴 모습 / SAGE journals 홈페이지 갈무리
논문 '자궁에서의 풍미 감지 및 태아의 차별적 행동(Flavor Sensing in Utero and Emerging Discriminative Behaviors in the Human Fetus)' 속 당근에 노출된 태아의 웃는 얼굴 모습 / SAGE journals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최근 당근을 먹은 임신부의 뱃속 태아가 '웃는 얼굴'을 보여 화제가 된 소식이 있다. 영국 더럼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을 통해 발표한 연구에서는 임신 32주 차와 36주 차 임신부들에게 분말로 된 당근 캡슐과 케일 캡슐을 섭취하도록 한 뒤 태아의 얼굴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섭취 20분 후 초음파를 통해 확인한 결과 당근을 섭취한 임신부의 태아는 대부분 미소 짓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반면 케일을 섭취한 인신부의 태아는 찡그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확인됐다. 이 실험은 태아가 엄마가 먹는 음식 맛에 반응을 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근거로 작용하지만 당근을 이용한 흥미로운 실험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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