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첨가제 대비 난연 특성 2.3배, 이차전지 성능 160%↑
안전한 리튬 이차전지 구현, 전기자동차 화재위험 극복
"이번 난연제 상용화와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불소화황산화물계(플루오르설페이트계, fluorosulfate-based) 난연제(難燃劑)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난연제보다 그 성능이 크게 개선되어 안전성 높은 리튬 이차전지 구현과 전기자동차 화재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좌측부터) ETRI가 개발한 불소화황산화물계 난연 첨가제와 이를 적용한 유형별 리튬이온전지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좌측부터) ETRI가 개발한 불소화황산화물계 난연 첨가제와 이를 적용한 유형별 리튬이온전지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2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 난연 첨가제로 많이 알려진 인산계 난연제, 트리페닐포스페이트(triphenyl phosphate, TPP)보다 난연 특성·안전성·셀 등의 성능이 크게 개선된 불소화황산화계 난연 첨가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 이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4가지로 구성되는데 양극의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해 에너지가 충전되고 다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또한 전해질은 이차전지 내부의 리튬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다. 분리막은 리튬이온만을 통과시키고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는다.

리튬 이차전지에는 발화 가능성에 대비해 전해질에 불에 잘 타지 않는 첨가제를 넣는데, 전해질 첨가제는 전기화학적 안정성과 이차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핵심적인 물질이다.

세계 최초 불소화황산화물계 난연 첨가제 (좌상), 기존 전해액 대비 개선된 열적 특성 결과 (우상), 고니켈(90%) 리튬 니켈,망간,코발트 전이금속 산화물 양극-리튬 메탈 음극 적용 셀에서의 우수한 특성 (하) /연구이미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존 상용 인산계 난연 첨가제의 경우 화염 지연 특성은 있지만,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하고, 전극과 전해질 간 계면 저항(성질이 서로 다른 두 물질이 닿는 경계면에서의 화학반응을 통해 발생하는 저항)의 증가 등 사용에 제한이 많았다.

연구원은 10종이 넘는 상용 인산계 난연제를 전기화학 실험을 통해 분석하고, 처음으로 불소화황산화물계 난연 첨가제를 합성, 기존 인산계 난연제의 단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양극 표면에서의 난연 첨가제에 의한 표면 계면층 분석 결과, 기본 전해액(좌), 상용 인산계 난연제(중간), 개발 불소화황산화물계 난연제(우) /연구이미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또한 연구원은 개발된 난연 첨가제를 니켈 함량이 90%인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전이금속 산화물의 양극, 리튬금속의 음극을 적용한 셀에 첨가해, 불이 잘 붙지 않는 난연 특성의 개선과 동시에, 이차전지 성능도 개선된 불소화황산화물계 첨가제의 성능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ETRI연구진이 불소화황산화계 난연첨가제가 적용된 리튬이차전지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존 난연 첨가제 적용한 전해액과 비교해 난연 특성 2.3배, 이차전지 성능 160% 향상

연구원은 전극에서 리튬 이차전지의 수명을 해치는 이유와 함께 불소화항산화물계 첨가제의 특성을 다양한 실험과 메커니즘 연구로 규명했으며, 기존 리튬 이차전지 생산 공정에서 별도 공정 변화 없이 이 첨가제를 소량만 첨가해 활용할 수 있어 상용화가 쉽다고도 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난연 첨가제 소재를 리튬 전이금속 산화물 양극-리튬금속 음극 적용에서 나아가 흑연 전극·실리콘 전극의 음극 소재로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지민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선임연구원은 "향후 불소화황산화물계 난연 첨가제 상용화와 이를 통한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재료화학저널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최신호에 게재됐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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