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종양, 자궁근종
DEHP 노출이 AHR 활성화 DNA 결합...자궁근종 성장 증가시키는 호르몬 경로 활성화
"프탈레이트는 단순한 환경 오염 물질 그 이상"

자궁근종(uterine myoma)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종양 중 가장 흔하다. 가임기 여성의 최대 80%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35세 이상의 여성들 중 40~50%에서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환경의 일상 소비제품에서 발견되는 내분비 교란, 독성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의 노출과 자궁근종의 성장 사이의 연관성은 이전의 여러 역학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지적되어왔는데, 최근 노스웨스턴 의학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에서 환경의 프탈레이트와 자궁근종의 증가 사이의 인과관계를 처음으로 입증했다.

용어설명: 
프탈레이트(Phthalates, CxHyO4)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가소제(고온에서 성형·가공을 쉽게 해주는 첨가제)로 사용된다. 그 종류는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부틸벤질프 탈레이트(BBP), 디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 디이소데실프탈레이트(DIOP), 디-n-옥틸 프탈레이트(DnOP), 디옥틸프탈레이트(DOP) 등 다양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미국 과학 아카데미(NAS,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된 이 연구에서 프탈레이트 DEHP에 대한 노출이 환경 반응 수용체(AHR)를 활성화하여 DNA에 결합하고 자궁근종의 성장을 증가시키는 호르몬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모노-프탈레이트는 트립토판-키뉴레닌-AHR 경로 활성화를 통해 자궁 경막종 세포 생존을 촉진한다' /PNAS 갈무리
뇨중 프탈레이트 대사물의 상대적 중요성은 대사물 혼합물의 전반적인 연관성과 사전 LM 진단과의 관련성에 있다. /PNAS 갈무리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서다르 불룬 박사(Dr. Serdar Bulun)는 "흥미롭게도 AHR은 90년대 초에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 베트남 전쟁 중 미군에 의해 사용된 고엽제 중 하나의 암호명)의 주요 독소인 다이옥신 수용체로 복제되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 전쟁 중 에이전트 오렌지의 사용은 이에 노출된 인구에서 상당한 생식 이상을 일으켰고, 다이옥신과 AHR이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불룬 박사는 해당 연구가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추가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베트남 농지에 에이전트 오렌지를 살포하는 미국 휴이 헬기(왼쪽), 1965~1971년까지 미국의 공중 살포 범위 지도(오른쪽) /PD

"이러한 독성 오염물질은 식품 포장과 헤어, 메이크업 제품 등 모든 곳에 있고 사용이 금지되지 않는다"라며 "프탈레이트는 단순한 환경오염 물질 그 이상이다. 인간 조직에 특정한 해를 끼칠 수 있다"

한편, 대한의학회에 지난해 게재된 국내 연구 '가임기 여성의 비스페놀 A 및 프탈레이트 노출과 난소예비군의 연관성'에서도 프탈레이트와 가임기 여성 질환의 위험도에 대한 영향에 대해 이렇게 결론 내린 바 있다.

"BPA 노출은 불임과 연관성이 있고 난소 예비력 감소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자궁내막용종이 프탈레이트 대사체 MEHHP 값이 높은 여성에서 증가되었다. 의료인은 가임기 여성의 내분비교란 물질의 노출에 대하여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프탈레이트 노출 경로와 영향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프탈레이트는 벽지나 바닥재, 전선 피복제, 필름·시트, 식품 포장, 의약품 보관 용기나 장비, 장난감, 플라스틱 용기, 충전기 케이블, 도료, 안료, 접착제 등에 이용된다. 

국내 제품군별 프탈레이트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여성에게 자궁내막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유발하고, 임산부에게 양수, 탯줄, 혈액을 통해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체내 면역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노출에 특히 취약하며, ADHD와 같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성조숙증으로 인해 가슴발달이 더 빠르게 나타나거나 폐경기 중년 여성의 수면 장애의 원인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생활 속 노출원이 많고 경로가 다양한 프탈레이트와 같은 유해물질은 미량이라도 노출 가능성이 커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국내 관심·규제 대상 가소제는 DEHP, DBP 등 6종이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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