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지갑이나 통장 등 중요한 물품을 잘 잃어버린다.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한다"

이는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에게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환자의 증상이다. 알츠하이머 병 진단은 보통 기억 장애 등의 징후를 보이면서 진단을 받게 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치매 환자는 91만 명이다.(대한치매학회)

치매 검진에서 사용하는 검사는 간이 정신상태 검사도구(MMSE/ CIST)로 간단하게 널리 사용하는 선별 검사가 있고 그다음 단계는 이차 정밀검사로 신경심리검사가 있다. 더 오랜 시간을 소요해 다양한 인지기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게다가 알츠하이머의 지금까지 알려진 최상의 치료법은 단순히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진단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지난 5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된 워싱턴 대학의 연구팀의 연구는 알츠하이머 병의 기억·인지 장애가 표면화되기 훨씬 이전에 그 병의 '씨앗'과 같은 물질이 혈액 속에서 검출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가 정상 뇌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그림 /이미지=Garrondo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이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amyloid beta proteins,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신경 질환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로 잘못 접히고 뭉쳐지는 '올리고머(oligomers)'라고 하는 작은 응집체를 형성하게 되고, 이 독성 올리고머가 알츠하이머 병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SOBA(가용성 올리고머 결합 분석)'라는 약어로 알려진 혈액 검사를 통해 연구 혈액 샘플을 채취할 당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에서 올리고머를 검출할 수 있었다. 또한 인지 장애의 징후를 보이지 않은 대조군의 대부분 구성원에서 대부분 올리고머를 검출할 수 없었는데, 대조군 11명의 혈액에서 올리고머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이중 10명의 후속 검사 기록에 따르면 모두 몇 년 후 알츠하이머 병과 일치하는 경미한 인지 장애나 뇌 병리로 진단되었다. 이들 10명에게서 SOBA 검사로 인지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독성 올리고머를 검출했다는 것.

"알츠하이머 병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진단 검사와 분석뿐만 아니라 인지 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질병의 징후를 감지 할 수 있는 검사"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파킨슨 병, 제2형 당뇨병 등, '단백질 이상 접힘' 관련 질병을 진단하고 연구하는 등 개인을 식별하거나 질병의 조기 치료법 개발을 돕기 위한 치료 효능의 판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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