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심장 등에 좋아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다크 초콜릿
컨슈머 리포트, 시중 다크 초콜릿에 납과 카드뮴이 들어있다고 밝혀
카드뮴으로 오염된 흙, 납이 많은 먼지 등이 카카오 콩을 거쳐 다크 초콜릿까지 이어져
카카오 생산지 관리 필요.. 소비자는 다크 초콜릿 섭취 방식 신경 써야

다크 초콜릿 /사진=픽사베이

다크 초콜릿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다크 초콜릿에 들어있는 항산화제 성분과 플라바놀(flavanol)은 뇌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줘 기억력과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좋다. 이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춰주고 혈류를 개선, 심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켜주기도 한다.

칼로리가 높다는 것을 고려해서 섭취량을 조절한다면 참 좋은 다크 초콜릿이지만,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생겼다. 바로 중금속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비자 협회(Consumer Union)에서 발간하는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의 최근 소식에 따르면 다크 초콜릿에 납과 카드뮴이 들어있음이 밝혀졌다.

컨슈머 리포트 소속의 과학자들은 현지 시중에 판매되는 28개의 다크 초콜릿의 중금속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23개 제품이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1온스(약 28g)만 먹어도 해로울 수 있는 수준의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개는 카드뮴과 납 모두 해당 수준보다 높았다.

컨슈머 리포트 측은 측정에 납(0.5 micrograms)과 카드뮴(4.1mcg)에 대한 캘리포니아의 최대 허용 복용량 수준(MADL)을 사용했고, 초콜릿 1온스에 공급되는 MADL 백분율을 표시했다고 소개한다. 이는 납과 카드뮴의 양에 대한 연방 차원의 제한이 없고 소속 과학자들이 캘리포니아의 수준이 안전하다고 평가하는데 따랐다는 설명이다.

컨슈머 리포트가 밝힌 다크 초콜릿 측정 결과. 위부터 안전한 제품, 높은 카드뮴 제품, 높은 납 제품, 납과 카드뮴이 모두 높은 제품 순 / 컨슈머 리포트 홈페이지 갈무리
컨슈머 리포트가 밝힌 다크 초콜릿 측정 결과. 위부터 안전한 제품, 높은 카드뮴 제품, 높은 납 제품, 납과 카드뮴이 모두 높은 제품 순 / 컨슈머 리포트 홈페이지 갈무리

문제가 있는 제품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디바(Godiva)와 허쉬(Hershey's)는 물론 공정무역과 유기농을 내세우는 테오(Theo)도 포함되어 있다. 비단 이 제품들뿐만 아니라 측정 대상이 된 대부분의 제품들이 인터넷쇼핑이나 직구를 통해 구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 역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SG 행동주의 주주 단체 애즈유소우(AS YOU SOW)의 연구팀이 추적한 내용에 따르면 다크 초콜릿에 중금속이 존재하는 이유는 카카오의 재배 및 수확 과정에 있다. 일단 카드뮴은 카카오가 흙에서 흡수하게 되고 카카오 콩에 축적되는 과정의 결과라고 말한다. 이는 식재료가 중금속에 오염되는 전형적인 경로이기도 하다.

납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것이 재배과정이 아니라 수확 이후에 카카오에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확하는 시점에서 납이 콩보다 겉껍질에 주로 있다는 것과 껍질을 벗겨내고 며칠 동안 햇볕에 말리는 과정에서 납 함량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는 것. 결국 납이 많은 먼지가 콩에 쌓이면서 다크 초콜릿에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카카오 열매와 가루 /사진=픽사베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다크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 생산지에 대한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카드뮴으로 오염된 토양을 제거하고 오래된 카카오 나무를 어린 카카오 나무로 대체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애즈유소우 사장 다니엘 푸게르(Danielle Fugere)는 카카오 콩을 말리는 과정에서 깨끗한 보호 덮개와 방수포를 사용하고 세척과정을 강화하는 것도 요구된다고 말한다.

컨슈머 리포트는 다크 초콜릿을 무조건 금지해야 한다고 권하지는 않는다. 다만 잠재적인 해로움을 고려해서 중금속 함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다크 초콜릿, 카카오 비율이 낮은 다크 초콜릿을 선택한다든지 밀크 초콜릿과 번갈아 가며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개한다. 아울러 아이들과 임산부들의 다크 초콜릿 소비는 가급적 줄이고, 초콜릿 대신 플라바놀을 섭취할 수 있는 과일과 차 등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중금속은 배출이 어려워 축적·중독 과정을 거치며 우리 몸 전방위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심혈관질환·신경정신과적질환·대사질환 등은 물론 생식 문제와 각종 피부질환의 원인으로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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